윤석열 파면선고 후 코스피 낙폭 키워..2500선 아래로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코스피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외국인 매도세와 미국발 악재가 맞물리며 회복을 멈추고 낙폭을 키우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전일대비 41.92포인트(1.69%) 하락한 2,444.78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지수는 미국 증시 폭락 여파로 36.21포인트(1.46%) 하락한 2450.49에 출발한 뒤 장중 낙폭을 줄이며 반등에 나섰다.

전환점은 오전 11시경이었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를 시작하자 정치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됐다. 실제로 헌재가 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 위반을 지적한 11시 15분 무렵에는 지수가 2506.71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반등은 오래가지 못했다. 탄핵 인용이라는 정치적 결정이 현실화되자 투자심리는 다시 위축됐다. 오전 11시 35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0.7% 하락한 2465선까지 내려앉았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902억원, 141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은 7859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정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악재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 발표에 충격을 받으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3.98%, S&P500은 4.84%, 나스닥은 5.97% 각각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중심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내림세를 보이며 시장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에 대한 추가 관세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SK하이닉스 주가는 5% 넘게 하락 중이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같은 시각 전일 대비 5.09포인트(0.74%) 하락한 678.40을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6.26포인트 하락한 677.23으로 출발했으나 정치 리스크 완화 기대감에 697.72까지 오르며 장중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이 역시 상승세는 하락세로 돌아섰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2차전지주는 상승세를, 알테오젠, HLB, 삼천당제약 등 바이오주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에스엠, JYP Ent. 등 엔터주들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치 이벤트가 단기적인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근본적인 주가 흐름에는 추후 경기 방향성과 미국 정책 불확실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향후 관전포인트는 추경규모로, 20조원 이상 추경이 이뤄지면 경기부양 모멘텀이 확대될 것"이라며 "헌재 탄핵 인용에 따른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은 우선 원달러 환율은 하락, 장기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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