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이마트가 대대적인 점포 재단장에 나서면서 투자비용 부담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소비패턴의 빠른 변화로 투자 규모는 물론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회사 측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13일 이마트에 따르면 2023년 7월 리뉴얼을 거쳐 문을 연 이마트 더타운몰 킨텍스점은 채 2년도 되지 않아 다시 재단장에 들어갔다. 현재 전체 테넌트(임대 매장)의 50%가 문을 닫고 오는 6월을 목표로 재오픈을 준비 중이다. 이마트는 더타운몰 킨텍스를 더 최신 형태의 복합몰인 스타필드마켓으로 바꾸는 것 등을 검토하고 있다.
더타운몰과 스타필드마켓은 단순 대형마트를 넘어 복합몰 형태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모두 이마트가 '미래형 점포'로 내세우는 곳이다. 2020년 연수점을 시작으로 첫 선을 보인 더타운몰은 이마트 기존 점포 대비 테넌트 비중을 60% 이상 강화한 매장으로 대형마트에 쇼핑몰 기능을 더한 형태다.
작년 8월에 1호점 죽전점을 선보인 스타필드마켓은 더타운몰보다 더 쇼핑몰스럽다.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와 직접 협업해 1층 공간을 대형마트가 아닌 휴식·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등 이마트와 스타필드 중간 모습을 갖췄다.
이마트 관계자는 "더타운몰 킨텍스점을 찾는 고객 비중에서 3040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점포 대비 10%정도 높다"며 "젊은 소비자가 많은 만큼 트렌드 변화에 더 민감한 상권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이마트는 ▲2021년 3541억원 ▲2022년 1491억원 ▲2023년 2659억원 등 최근 3년간 총 7691억원을 신규점 출점과 기존점 보완에 투자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가 기존 점포 5개점을 폐점하고 트레이더스 2개점을 개점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이 기존점 보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점포 경쟁력을 위해선 투자비용이 짧은 주기로 또 다시 투입되는 것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는 더타운몰, 스타필드마켓을 포함해 2020년부터 노후화된 점포를 중심으로 약 60여개의 매장을 리뉴얼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과거 더타운몰 연수점 개점 당시 현장을 직접 찾아 "오프라인이 온라인과 경쟁하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많은 변신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매장 리뉴얼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이마트의 위기의식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쟁구도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비롯됐다. 작년 이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3.5% 감소한 11조6665억원에 머물렀지만 쿠팡은 29% 증가한 41조290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결국 기존 대형마트만으로는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올 수 있는 요인이 부족하다는 게 이마트의 판단이다. 아울러 투자비용 부담이 있지만 투자가 매출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지난해 8월 말 재개장 후 12월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방문 고객 수가 35% 증가하고 매출 또한 29% 늘었다"며 "지난해 리뉴얼한 4개 점포의 작년 4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며 혁신전략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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