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쿠팡전국 쿠세권, 물류 자회사 성장 '탄탄대로'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쿠팡이 전국 로켓생활권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물류 자회사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현재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쿠팡에 의존하고 있지만 전국망 구축 작업이 마무리되면 외부 물동량까지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류사업이 쿠팡의 또 다른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쿠팡은 2027년 전국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목표로 내년까지 3조원 이상을 신규 풀필먼트센터(FC)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투자한다. 현재 쿠팡은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에 로켓배송을 시행 중이다.
전국이 로켓배송 생활권에 들어가면 사업 확장 가능성이 가장 높아지는 건 쿠팡의 물류자회사다. 현재 쿠팡의 물류 관련 계열사는 물류센터인 풀필먼트를 관리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쿠팡친구' 등 택배기사를 관리하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있다.
쿠팡은 국내 다른 유통사와 다르게 사업구조가 '수직계열화' 됐다. 미국에 상장된 쿠팡Inc가 한국의 쿠팡주식회사 지분 100%를 가지고 있고 쿠팡이 물류자회사를 비롯해 쿠팡페이(금융), 쿠팡이츠서비스(배달), CPLP(PB 사업)등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모두 쿠팡과 한 몸으로 움직이는 형태다.
이러한 사업구조로 쿠팡 계열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쿠팡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나온다. 사업구조가 명확하고 김범석 쿠팡 창업자 등 총수 일가의 지분이 계열사에 녹아있지 않아 내부거래를 해도 문제가 없다. 쿠팡의 매출이 오르면 물류 자회사의 실적도 덩달아 오르는 구조다.
실제 쿠팡 물류자회사들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시점도 쿠팡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쿠팡은 2022년 26조원 매출을 돌파했고 이듬해인 2023년에는 매출 30조원을 뛰어넘었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40조원대를 달성하며 가파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물류 계열사 2곳의 매출이 늘어난 시기도 이때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2021년 1조6887억원의 매출에 그쳤지만 2022년 2조226억원, 2023년 2조9442억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매출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수익도 나기 시작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쿠팡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에서 인건비, 리스비용 등 고정비용을 제외하면 모두 영업이익으로 남는 구조다. 이에 영업이익은 2021년 78억원에서 2023년 629억원까지 확대됐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도 상황은 같다. ▲2021년 1조6887억원 ▲2022년 2조226억원 ▲2023년 2조9442억원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억원 손실에서 30억원, 26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전국이 로켓배송 생활권이 되면 물류계열사들의 실적 확대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물류망이 촘촘해질수록 물류에 들어가는 고정비용은 줄어든다. 가령 쿠팡이 산지에서 딸기를 매입해 로켓배송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산지-물류거점(풀필먼트센터)-물류센터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간선비용이 줄어드는 식이다. 실제로 쿠팡은 작년 간선비용을 전년 대비 16% 줄였다고 밝혔다.
여기에 물류 자동화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쿠팡은 지난해 자동화 풀필먼트·물류인프라 비율을 전년 대비 2배 늘렸다. 쿠팡은 현재 전체 인프라 중 고도로 자동화된 비율은 10% 초반에 불과하지만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이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물류망이 늘어나고 자동화기술로 생산성까지 올라가면 제3자 물류까지 확장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쿠팡은 자체적으로 소화해야 할 물동량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다. 자체 택배기사인 '쿠팡친구'도 쿠팡 자체 물량만 소화하고 있다. 직매입한 상품을 직접 배송하는 로켓배송(1PL)에서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를 대상으로 풀필먼트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그로스(2PL)로 확대한 것도 2023년부터다.
한 시장 관계자는 "쿠팡이 전국을 로켓배송 생활권으로 만든다면 물류자회사들도 다른 오픈마켓이나 제3자 물류를 통해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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