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쿠팡
플랫폼·엔터·제작까지…수익구조 구축 관건
②콘텐츠로 본격적인 수익 창출…수백억 제작비 회수 부담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0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플레이 자체 콘텐츠 '뉴토피아'(제공=쿠팡)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플랫폼(쿠팡플레이)·엔터(CP엔터)·제작(보더리스필름) 역량을 모두 갖춘 쿠팡이 콘텐츠로 본격적인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현재는 멤버십의 혜택 중 하나로 머물고 있지만 콘텐츠 사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만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다만 꾸준한 이익을 내기 힘든 콘텐츠 사업 특성상 수익구조 구축은 향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최근 쿠팡플레이가 공개한 자체 제작 콘텐츠 '뉴토피아'는 쿠팡플레이뿐만 아니라 아마존 OTT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서도 제공된다.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에 공개된 직후 뉴토피아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태국 등 6개국에서 1위를 달성하는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쿠팡이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낸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은 다른 OTT 사업자와 달리 쿠팡플레이를 멤버십 혜택의 하나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과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쿠팡의 와우멤버십 구독료(7890원)는 익일 로켓배송 서비스만 1~2번 제공해도 쿠팡 입장에선 적자다. 


실제로 쿠팡플레이가 포함된 쿠팡Inc 성장사업은 연간 흑자를 내기 시작한 커머스 사업과 달리 적자를 내고 있다. 성장사업의 작년 연간 조정 에비타 손실은 8606억원(6억3100만달러)으로 전년(4억6600만달러) 대비 35% 늘었다. 


쿠팡은 2020년 쿠팡플레이를 론칭했을 당시만 해도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본격적으로 OTT 사업에 뛰어들진 않았다. 초기 쿠팡플레이의 무기는 해외 스포츠 생중계권 정도가 전부였다. 


당시엔 이미 치열한 OTT 시장에서 쿠팡이 틈새시장에 머물며 쿠팡플레이를 유료 멤버십 혜택의 하나로 제공하는 선에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영상 제작사인 보더리스필름을 인수하고 CP엔터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다. 


콘텐츠 사업을 위한 모든 역량을 갖추면서 계열사간 시너지도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쿠팡플레이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자체 제작 콘텐츠 '가족계획'의 제작은 보더리스필름이 맡았다. 쿠팡플레이의 대표 콘텐츠인 SNL코리아의 주요 출연진인 방송인 신동엽과 지예은은 CP엔터 소속이다. 


현재는 쿠팡플레이가 쿠팡의 사업부문 중 하나로 머물고 있지만 별도법인으로 독립해 관련 기업들을 자회사로 두고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시장에선 제기되고 있다. 쿠팡은 앞서 2020년 PB 사업부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자 사업부를 별도법인으로 분할한 전례가 있다. 


다만 K-콘텐츠의 부흥을 이끈 CJ ENM도 수익성 측면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쿠팡의 향후 숙제도 다르지 않다. 대규모로 제작비가 투입되는 콘텐츠 사업 특성상 흥행 여부에 따라 수익은 들쭉날쭉해진다. CJ ENM도 작년 연간 흑자로 전환했지만 2023년에는 콘텐츠 제작비가 늘고 OTT 플랫폼인 티빙이 적자를 내면서 146억원의 영업적자가 불가피했다.  


쿠팡플레이는 자체 제작 콘텐츠 제작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쿠팡의 사업부문 중 하나라 별도의 매출이나 수익도 알 수 없다. 다만 뉴토피아와 비슷한 좀비물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지금 우리 학교는'이 2022년 당시 총 12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점을 감안하면 쿠팡도 수백억대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작사 보더리스필름의 경우 2023년 연간 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현재는 쿠팡플레이가 쿠팡의 유료 멤버십 혜택 중 하나로 머물고 있지만 완전히 독립했을 경우 이미 치열한 OTT 시장에서 글로벌기업과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향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진격의 쿠팡 3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