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대장주 쟁탈전
글로벌 AI 동맹 시너지 '맞대결'
SKT, 글로벌 텔코 기반 AI 고도화…KT, 기술 빅테크와 서비스 공동개발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18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KT 통신 대장주 쟁탈전 삽화.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텔레콤과 KT가 자체적인 글로벌 인공지능(AI) 동맹 전선을 구축하며 각기 다른 사업·기술적 시너지를 정조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텔코(TELCO, Telecommunications Company) 특화 AI를 목표로 세계 각국 글로벌 통신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 중인 반면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원천기술을 보유 중인 글로벌 빅테크와 직접적인 기술·서비스 협력을 기반으로 AI 수익화 전략을 다소 다르게 가져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유수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텔코 네트워크 안에서 고도화해 나가는 사업·수익 구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KT의 경우 통신·방송을 주력으로 성장해 온 만큼 비교적 단기간 가시적인 성과 도출이 가능한 글로벌 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가 글로벌 AI 시장 공략에 동시에 뛰어들면서 각 사업·성장 구조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동맹 활용법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SK C&C 등 ICT 기술이 집약된 계열사와 자체적인 사업·기술적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반면 KT는 주력 계열사가 통신·방송·부동산 등으로 산재돼 있어 원천기술을 보유한 빅테크와의 협력이 한층 유리한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시장과 기술력이 급격하게 성장하다보니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없이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상태"라며 "각 기업별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 약점을 최대한 상쇄할 수 있는 글로벌 동맹 전략에 따라 시장 영향력이 판가름 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KT는 AI 선두주자로 꼽히는 MS와 긴밀히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양사는 한국형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목표를 둔다. 아울러 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해 AI 인재 양성 등 저변 강화에도 힘을 모을 예정이다. 이 밖에 KT는 미국 데이터·AI 전문기업인 데이터브릭스와 데이터·AI 플랫폼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KT는 올 상반기 한국형 AI 및 클라우드를 순차 출시하며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선다. MS와 협력한 지 1년이 채 안돼 관련 성과가 가시화되는 셈이다. 먼저 올 1분기 안에 보안성을 강화한 한국형 퍼블릭 클라우드를 출시한 뒤 올 2분기 안에 GPT-4 기반 '한국형 AI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기업간거래(B2B) 매출 규모를 늘려 지난해 1조원대였던 AI·정보기술(IT) 관련 매출을 올해 두 자릿수 성장시킬 계획이다.


SK텔레콤의 경우 텔코에 특화된 AI 제품·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세계 각국 통신사와 동맹 전선을 확대하며 중장기 성장 발판을 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7월 조직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통해 자사 AI 기술 및 시장을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다.


GTAA는 아시아·유럽·중동 등 여러 대륙 대표 통신사가 참여 중인 텔코 AI 협의체다. 현재 SK텔레콤을 비롯해 도이체텔레콤, 이앤, 싱텔, 소프트뱅크 등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5개 언어를 지원하는 텔코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에 매진 중이다. MS·구글 등 빅테크가 주도 중인 AI 시장에서 텔코만의 데이터 및 기술력을 기반으로 입지를 다져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텔코 LLM은 GPT 등 범용LLM와 달리 산업별 특성에 최적화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


아울러 GTAA를 통해 전세계 약 13억명 고객 기반을 확보하면서 향후 AI 서비스 확장 및 고도화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 SK텔레콤은 글로벌형 AI 에이전트인 '에스터' 출시 과정에서 GTAA 동맹 전선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 미국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에스터' 오픈 베타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국내용 AI 에이전트 '에이닷' 서비스가 8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데 따른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통신 대장주' 입지에 기반한 내수시장과 달리 해외시장에선 이미 유수의 AI 업체가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 중인 상황이다. 현지 네트워크 및 기술 협력 없이는 이렇다 할 차별화를 이뤄낼 가능성이 극히 제한돼 있는 셈이다. 현재 GTAA 멤버사들이 전 세계로 뻗어져 있는 점을 고려하면 SK텔레콤이 각국 멤버사 통신망을 활용해 '에스터' 서비스를 확산시킬 여지가 크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재신 SK텔레콤 AI성장전략본부장은 "에스터는 단순 답변을 넘어 사용자와의 소통을 통해 일상에 필요한 액션을 완벽히 수행하는 AI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퍼플렉시티를 비롯해 글로벌 통신사들과도 적극적인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천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진다. SK텔레콤은 '오픈AI' 대항마로 꼽히는 미국 AI 기업 '퍼플렉시티'와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이다. 퍼플렉시티 AI 검색엔진을 '에이닷' 등에 탑재하고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AI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계획이다. 이 밖에 엔트로픽, 람다 등 글로벌 AI 기업에 투자하며 향후 기술 시너지를 정조준하고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AI 관련 사업 부문에서 전년 대비 19% 성장한 매출을 기록했다. AI전환(AIX) 사업의 경우 AI컨택센터(AICC) 등 B2B 사업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2%의 성장을 달성했다. 올해 PAA(Personal AI Agent) 영역서 '에이닷' 및 '에스터' 투트랙 전략을 앞세워 AIX 매출을 전년 대비 30%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매출이 집중되고 있는 AI데이터센터(AIDC) 등 B2B 부문서 올해 람다와 협력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다각적인 수익 극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그룹사는 물론 글로벌 플레이어와도 적극 교류하며 B2B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B2C 수익 모델도 꾸준히 준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KT도 AICT(AI+ICT) 관련 매출에 힘입어 상장 이후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MS와 협업한 한국형 AI·클라우드 제품이 순차 출시되는 만큼 매출 성장 폭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장민 KT CFO는 "앞으로 모든 B2B 사업은 AI가 접목되지 않고선 성장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B2B 기반 IT사업, 통신사업, 미디어사업 등 전 분야에 AI 접목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지난해 1조원대였던 AI, IT 매출을 올해 두 자릿수 성장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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