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인텔리안테크가 최근 두바이에 영업법인을 설립하고 중동시장 공략에 착수하면서 오일머니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동맹관계인 영국 위성인터넷 기업 '원웹'이 네옴시티와 모바일 통신망 구축 계약을 맺으면서 안테나 수주 확대 등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인텔리안테크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법인 '인텔리안테크 FZCO'를 설립하고 해외법인을 9개로 늘리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한층 강화했다. 같은 기간 다른 해외법인들이 경기침체 여파에 실적이 휘청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영업법인을 늘리는 강수를 둔 것이다.

규모가 가장 큰 미국법인의 경우 올 1분기 기준 매출액은 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했고, 순이익은 마이너스(-) 4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아울러 네덜란드, 싱가폴, 홍콩 등 나머지 해외법인 역시 미국법인과 마찬가지로 매출 감소와 순손실을 냈다. 회사 전체 매출(467억원)에서 미국·유럽향 매출(337억원)이 차지하는 비중만 해도 72%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수익성이 크게 휘청인 셈이다. 실제 이 회사는 같은 기간 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해외 실적이 이처럼 악화한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두바이에 해외법인을 늘린 점에 주목하면서 오일머니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앞서 2016년부터 끈끈한 협업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영국 위성 인터넷 기업 '원웹'이 수백조원 규모의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모바일 통신망을 구축키로 하면서 인텔리안의 안테나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인텔리안테크는 원웹 안테나 물량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최대 파트너로 꼽힌다.

특히 최근 원웹이 네옴시티 측과 2700억원 규모의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위성통신 서비스 도입 협력을 본격 모색 중인 점을 감안하면 인텔리안의 수혜가 머지 않았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인텔리안테크가 두바이 영업법인을 중심으로 주변 국가와 일부 글로벌 기업들의 저궤도 위성통신 수요까지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도심항공교통(UAM)·자율주행 등의 기반으로 꼽히는 6G를 구현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이에 인텔리안테크는 올 1분기 저궤도 위성 안테나 연구개발에 전체 매출액의 37%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중동지역은 물론 아프리카나 일부 아시아 국가 등에도 저궤도 위성통신 수요가 늘어나면서 두바이 영업법인이 향후 실적 도약의 단초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이 극초기 단계인 만큼 포트폴리오 하나 하나가 소중한 시점"이라며 "스페이스X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시점에서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주요 포트폴리오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인텔리안테크는 최대 고객사인 원웹의 글로벌 위성서비스 확장 계획에 따라 안테나 수주 확대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회사 주력 상품인 위성통신 안테나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95%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대대적인 실적 도약 가능성을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리안테크 관계자는 "두바이 영업법인 출범으로 중동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이후 현지 생산설비 투자 등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규모 면에서 가장 큰 고객사인 원웹이 올해까지 글로벌 위성서비스 커버리지 90%를 달성할 것이란 계획에 따라 안테나 수주는 꾸준히 늘어날 수 있다"라며 "올 5월부터 양산을 시작한 평판형 안테나의 매출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전한울 기자 bfhw@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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