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KDB생명 인수 유력후보 급부상
7일 마감한 본입찰 참여...보험업 확대 의지 커, 인수시 업계 9위로 껑충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14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하나금융 제공)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하나금융지주(이하 하나금융)가 KDB생명의 유력 인수후보로 급부상했다. 금융지주사를 비롯해 복수의 사모펀드(PEF)들이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시장에서는 '보험업 확대'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자금여력도 풍부한 하나금융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매각주관사인 삼일PwC는 이날 KDB생명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마감했다. 하나금융 등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다. 매각가로는 약 2000억원이 거론된다. 매각측은 원매자들을 별도로 검증하는 과정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를 추리지 않고 곧바로 본입찰을 진행했다. 


본입찰에 참여한 곳들 중 시장 관계자들이 꼽고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딜에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을 인수해 보험부문 덩치를 키우고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생명보험업계 순위를 단번에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예금보험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 보험 계열사인 하나생명보험의 작년 말 기준 자산은 6조원 수준이다. 이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23개 손보사 중 19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을 기준으로 한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31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를 기록한 곳은 하나생명을 비롯해 KB생명(584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141억원), 카디프(213억원) 등 네 곳 뿐이다.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품에 안을 경우 그룹의 생보계열사는 덩치를 키우는 한편 실적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자산 20조3716억원을 보유하며 48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단순 합산만으로도 하나금융의 생보사 자산 순위는 9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되며 실적 턴어라운드(흑자전환)도 가능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KDB생명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보유한 현금은 800억원 수준이지만, 매년 자회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 수익만 수천억원 수준이다. 올해만 1조31억원의 배당금을 받았고, 2022년과 2021년에는 각각 1조2352억원, 1조2181억원을 수령했다.


산업은행 또한 PEF보다 금융지주에 매각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EF가 금융회사 대주주에 오를 경우 금융위원회로부터 별도의 대주주적격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금융지주에 매각할 경우 이 같은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10년 동안 네 차례나 매각이 무산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딜을 클로징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선 하나금융지주를 KDB생명의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나금융이 '보험업 확대'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딜에 참여한 만큼 협상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도 수년 뒤 재매각을 피할 수 없는 PEF보다는 자금이 풍부한 금융지주사를 인수 대상으로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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