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KB금융 수장
'정통 KB맨' 이동철, 글로벌 전략통
'행원 신화' 주인공…굵직한 M&A 주도, 비은행 계열사 성장 이끌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5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가 지난 8일 발표됐다. 내부 후보로는 허인·양종희·이동철 부회장에 박정림 부문장 등 4인이 명단에 포함됐다. KB금융은 자체적인 경영승계 시스템인 'CEO 내부 후보자군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수년간 회장 후보자를 관리·육성해 왔다. 4인 모두 경영승계 프로그램 코스를 밟은 인물로, 회장 후보로서 전문성과 경험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딜사이트는 내부 후보들의 면면에 집중해 숏리스트 후보들의 성과와 강점, 비전 등을 분석하고 '포스트 윤종규'로서 국내 1등 리딩금융을 이끌 적임자는 누구인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이동철 KB금융 회장 후보(제공=KB국민카드)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이동철 부회장은 '부회장 3인 트로이카' 중 글로벌 역량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국민은행 재직 시절 미국 뉴욕지점장을 지내는 등 해외지점 경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KB금융그룹이 해외 사업을 통해 펀더멘탈을 강화하려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글로벌 업무 능력은 타 후보 대비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은행 전략기획부장과 금융지주 전략기획부 상무·전무·전략총괄 최고안전책임자(CSO) 부사장까지 지낸 전략통이다. 특히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하는 금융지주사에서 KB생명과 KB국민카드의 성장을 주도한 경력은 이 부회장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 1등 KB 만든 'KB맨'…행원서 시작, 회장 대권 노린다


이 부회장은 다른 후보와는 달리 첫 이력을 KB에서 시작한 정통 KB맨이다. 허인 부회장과 양종희 부회장이 각각 장기신용은행과 주택은행으로 시작해 KB국민은행과 합병하면서 KB에 합류한 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 박정림 부문장은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부장을 지내다 KB국민은행 시장운영리스크부장으로 합류했다.


이 부회장은 1990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해 꾸준히 승진해 온 입지전적인 인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운 KB금융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굵직한 인수합병에 관여한 M&A 전문가로도 불린다. 2000년 주택은행 합병과 2003년 인도네시아 BII은행 인수가 대표적이다. 2016년 KB증권(옛 현대증권) 인수에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KB금융이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며 1등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 한 데에는 이 부회장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것이다. 행원으로 시작해 KB금융 회장 대권을 노리는 자리까지 오른 '행원 신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해외 네트워크 강화 추진…글로벌 역량 적임자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사업 수익 비중을 4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글로벌 사업을 내세운 만큼 차기 회장도 KB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동철 부회장이 다른 후보에 비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업계 시각이다. 이 부회장은 2003년 인도네시아 BII 은행 인수에 주도적 역할을 한 뒤 이듬해 KB국민은행 뉴욕지점장으로 발령받아 2년간 근무한 이력이 있다. 


전략 업무에 능통한 데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지점장 경력까지 갖고 있다보니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KB금융에는 회장 후보로서 강력한 무기를 쥔 셈이다.


KB국민카드 사장 시절에는 KB국민카드의 캄보디아 현지 자회사 KB대한 특수은행을 개소, 현지 특수은행 1위로 키워냈으며 태국과 라오스까지 해외법인을 늘리는 등 해외에서 가파른 성장을 주도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또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승진 한 뒤 글로벌·보험 부문장을 맡은 것도 이 부회장의 글로벌 역량을 높이 산 인사였다는 후문도 있다.


◆ 비은행까지 두루 섭렵…실적 성장 이끌어


이 부회장은 뉴욕지점장을 지낸 뒤 국민은행 전략기획부장으로 복귀하게 된다. 이후 2010년 KB금융지주 경영관리부장을, 2012년에는 전략기획부 상무로 승진했다. 


2015년은 이 부회장의 커리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시기다. KB생명보험 경영관리 부사장으로 선임되며 보험 영역에 발을 딛게 된 것이다. 당시 이 부회장이 부임한 해 KB생명은 10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58억원) 대비 두배 가까운 가파른 성장을 나타냈다.


2016년 이 부회장은 다시 지주의 전략기획부로 돌아가 시너지추진부 총괄 전무로 승진,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의 중추 임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증권업계에선 KB금융이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따돌리고 현대증권을 인수한 것이 예상 밖의 결과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KB증권은 현재 그룹의 핵심 비은행 계열사로 든든한 한 축이 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후 지주의 전략총괄 부사장(CSO)까지 전략 부문의 최고봉에 오르며 '전략통'으로서 성공적인 발자취를 남긴 뒤 2018년 KB국민카드 사장으로 부임, 2021년까지 KB국민카드 역시 가파른 성장을 통해 그룹 실적 기여도를 끌어올렸다. KB국민카드는 이 부회장이 처음 경영을 맡은 2018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3291억원을 거둔 뒤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4212억원을 기록하며 임기 기간 동안 순이익 규모를 41.9%나 늘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동철 부회장은 전략통이자 비은행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실적 성장을 이끌어낸 성공한 CEO이기도 하다"며 "국내 금융지주의 최대 과제가 글로벌 사업과 비은행 강화인 점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이 해당 분야에선 남다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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