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리며 연임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첫 임기 동안 실적과 주주환원을 동시에 끌어올린 만큼 금융권에서는 예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직 회장이라는 프리미엄에 경영 성과까지 뒷받침되는 가운데 당초 변수로 꼽혔던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도 이번 선임 절차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워지면서 연임 구도를 크게 흔들 만한 변수가 불거지지 않는다면 무난히 두 번째 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차기 회장 후보군을 기존 6명에서 3명으로 압축했다. 양 회장과 함께 이재근 KB금융 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 2차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회추위는 지난달 양 회장을 비롯해 이재근 KB금융 부문장, 이창권 부문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등 내부 후보 4명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익명을 요청한 외부 인사 1명 등 모두 6명으로 1차 숏리스트를 구성했다.
금융권에서는 양 회장의 3인 후보군 진입을 일찌감치 유력하게 점쳐왔다. 이번 2차 숏리스트에 포함되면서 양 회장은 이재근 부문장, 권광석 전 행장과 최종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 부문장은 KB국민은행장을 지낸 내부 후보로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권 전 행장은 유일한 외부 후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양 회장으로서는 현직 회장으로 그룹 전반을 이끌어온 경험과 첫 임기 경영 성과가 경쟁 우위로 꼽힌다.
차기 회장 후보로서 양 회장의 가장 큰 강점은 첫 임기 동안 거둔 경영 성과다. 2023년 11월 취임한 뒤 KB금융의 이익 체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은행의 견조한 이익 기반에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은 양 회장 취임 이듬해인 2024년부터 2년 연속 5조원을 웃도는 그룹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에도 3조8846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반기 기준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썼다. 은행의 견조한 이익에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가 힘을 보탠 결과로 풀이된다.
주주환원 확대 역시 양 회장의 연임에 힘을 더하는 요인이다. KB금융은 양 회장 취임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하는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2024년 39.8%, 2025년 52.4%로 해마다 가파르게 높아졌고 올해는 58% 안팎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익성 개선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두 번째 임기를 위한 경영 성과 측면의 명분도 갖췄다는 평가다.
양 회장의 연임 구도를 흔들 것으로 예상됐던 외부 변수의 영향력도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다. 대표적인 변수가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논의다. 금융당국이 회장의 장기 집권과 폐쇄적인 승계 구조를 문제 삼으며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논의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이미 진행 중인 KB금융의 이번 회장 선임 절차에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기는 시간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히려 최근 KB국민은행을 대상으로 시작된 비정기 세무조사가 막판 변수로 거론된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진행 중인 이번 조사는 연말까지 예정돼 있어 다음달 11일 최종 후보 선정 전에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자체보다는 조사 과정에서 양 회장의 경영 책임과 연결될 사안이 불거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세무조사가 연임 구도를 뒤흔들 정도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회추위는 다음달 11일 후보 3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와 평가를 진행한 뒤 최종 후보자 1명을 확정한다. 최종 후보자는 법령상 자격 검증과 이사회 추천, 주주총회 등을 거쳐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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