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국내 주요 여행사 직원들의 업무 과부하가 심화되고 있다. 엔데믹 전환 후 여행객 수요 폭발에 발 맞춰 충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낮은 임금과 복지 등으로 인해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까닭이다. 시장은 매출 대비 직원 증가폭이 낮아 생산성이 대폭 개선되고 있는 만큼 여행사 입장에선 쾌재를 부를 만한 일이지만, 업무 과부화에 따른 서비스 질이 하락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빅4 여행사(하나투어·모두투어·참좋은여행·노랑풍선)의 올 상반기 직원 1인당 생산성은 514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엔데믹이 본격화 된 작년 2분기 1044만원 대비 392.6%나 증가한 금액이다. 구체적으로 모두투어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같은 기간 841만원에서 5960만원으로 608.7%나 급증했고, 이어 ▲하나투어가 897만원에서 5147만원으로 473.8% ▲참좋은여행이 1106만원에서 5107만원으로 361.8% ▲노랑풍선이 1333만원에서 4359만원으로 227%나 늘어났다.
주요 여행사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이 이처럼 개선된 것은 엔데믹 전환 후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반해, 인력 신규 채용에 애를 먹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2분기 기준 4개사의 매출액은 12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1.6%나 급증한 반면, 직원수는 2428명으로 7.1%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중 모두투어의 경우 유일하게 정직원 수가 642명에서 557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올 2분기 직원 1인당 생산성 역시 4개 여행사의 평균보다 817만원 높은 5960만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년퇴임 등 퇴사자가 발생하면서 정직원 수가 줄기 시작한 시점부터 신규 인력 채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올해만 해도 두 번에 걸쳐 50명 가량 정직원을 채용했고, 시장 회복 속도에 맞추기 위해 기간제 근로자 45명, 외주인력 100명을 추가로 고용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빅4 여행사 모두 신규 인력 채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긴 하나 연봉 등 처우 문제가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단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작년 기준 국내 직장인의 평균 급여는 4024만원에 달했으나 국내 빅4 여행사의 경우 ▲하나투어 3400만원 ▲모두투어 2700만원 ▲참좋은여행 3500만원 ▲노랑풍선 2900만원 등으로 1000만원 가량 낮았다.
시장 한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억눌린 해외여행 수요가 올해부터 급증하고 있다"며 "상담 인력 부족 등 지금처럼 늘어난 수요에 맞추지 못한다면 소비자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서비스 다양화로 여행업계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급여나 복지체제를 강화하는 등 인력을 유입할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일찌감치 인력 확충에 집중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와 올해는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회사의 복지를 확대했다. 아울러 지난해 연봉 협상에서 전 직원의 임금을 3%씩 인상하고 매달 15만원의 추가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노력에도 올 2분기 정직원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6.6% 상승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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