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LG화학의 고민거리였던 팜한농이 편입 7년 만에 정상궤도에 오를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만년적자를 내던 비료사업부문이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한 가운데 흑자 유지 가능성도 키운 까닭이다. 이를 두고 시장은 팜한농의 사업다각화(농약+비료)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하면서 추후에는 누적된 1000억원 가량의 순손실도 털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팜한농이 지난해 거둔 연결 영업이익은 419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으며 종전 최대치인 2012년(414억원)도 넘어섰다.

실적 경신은 회사 실적에 발목을 잡아 온 비료사업부의 반등에 기인했다. 해당 부문은 피인수 된 이후 적게는 12억원에서 최대 289억원의 적자를 내왔지만 작년에는 처음으로 1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정부와 농협이 요소 등 수입 기초재료값의 폭등에 따라 비료가격 안정 차원에서 각각 지원금을 지급하고 예전보다 판가도 올려준 덕분이다.

이를 두고 팜한농 측은 정부보조·공급가액 확대 등 일회성 요인에 의해 실적이 개선된 만큼 아직은 축배를 들기 이르단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적자를 내던 기간에도 힘 줘 온 고부가가치 비료제품의 성과에 따라선 영업흑자 유지 가능성도 적잖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비료는 농가 수 감소, 주요 고객의 가격인상 억제 등의 요인으로 인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작년은 원료가격 헷지 덕을 받아 흑자를 냈지만 과거의 상황이 재현된다면 수익성이 또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환경 친화적인 '광분해 비료'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 양산 중인데 이러한 신제품들의 판매량을 발판 삼아 흑자기조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료부문의 반전은 전사 손익개선과 자금조달 전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A급(A '안정적')으로 평가된 신용등급이 향상될 여지가 생겨서다. 한국기업평가는 2021년 정기평가 시즌 당시 팜한농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건에 상각전이익(EBITDA)대비 순차입금 3.5배 이하, 부채비율 150% 이하를 제시했다. 작년 말 팜한농의 부채비율은 155.5%, EBITDA 대비 상각전이익은 4.4배로 전년 대비 각각 13.3%포인트, 21.2% 개선됐다.

시장은 팜한농이 LG그룹 편입 이후 쌓인 1000억원대 누적 손실도 해소할 지도 관심사로 꼽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부터 작년까지 각각 79억원, 143억원, 4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16년 피인수시점부터 보면 1074억원의 손실이 누적된 상태다. 2016년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 수백억원씩 인식한 환경복구충당부채에 의한 것이었다. 팜한농이 손실처리한 복구충당부채는 농약 및 비료 부산물 처리, 사업장 토양오염 방지와 관련된 비용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팜한농 관계자는 "피인수 직후 빅배스(Big Bath, 잠재부실 손실처리)차원에서 미리 충당부채를 손실로 털었다"며 "현재는 이와 관련된 영업외비용이 크진 않은 상태여서 관련 계정이 순이익에 악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