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인터넷에 ''전초 기지'' 마련…''삼성 공격'' 본격 개시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기 위한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엘리엇은 18일 한국어와 영어 웹사이트인 '페어딜 for sct(삼성물산)'(www.fairdealforsct.com)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 웹사이트는 국내의 주요 매체를 우군으로 끌어들인 삼성그룹에 맞서 일반인과 개인투자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한 '진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은 이 웹사이트에 기존에 발표한 보도자료와 이번 합병안에 대한 자신들의 공식 입장을 담은 27페이지 분량의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올렸다.


엘리엇은 이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한다는)기존 입장의 변함은 없다”는 의견을 재확인했다. 엘리엇 측은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며 삼성물산의 주주들에게 심각하게 불공정하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엘리엇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지지하지만 그 진행과정에 수반되는 계획이나 절차가 모든 기업지배구조 기준을 반드시 준수하여 이루어져야 하고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주주들의 이익 또한 제대로 반영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홈페이지에 접속한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27페이지 분량의 영어 보고서였다. 엘리엇측은 이 자료에 대해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제출용으로 작성했다고 밝혔다. ISS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다.


엘리엇은 이 자료에서 △합병 비율의 불공정(삼성물산의 저평가, 제일모직의 고평가) △ 미미한 합병 시너지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 형성 등 세가지 부분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으로 1)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통합 삼성물산, 2)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SDI→통합 삼성물산, 3)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전기→통합 삼성물산 4)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통합 삼성물산 5)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화재→통합 삼성물산 등의 5개의 순환촐자 고리가 형성된다며 장기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물산 측은 최치훈 대표이사 직접 싱가포르를 방문해 ISS 설득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이번주 싱가포르에 있는 ISS아시아 사무소를 직접 방문해 합병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을 만나 설득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일에도 최대표는 홍콩을 방문해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을 만난 바 있다. 삼성물산 측은 IR(기업설명회)을 목적으로 방문했다고 밝힐 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한편, 소액주주와 투자자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터넷카페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는 별도로 밴드를 개설해 실시간으로 관련 뉴스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가입회원에게 지속적으로 주주총회에 참석해 권리를 주장할 것을 인지시키고 있으며, 표 위임 등 의결권 행사를 위해 별도의 운영진을 새롭게 선출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증권사이트 팍스넷에서도 19일 현재 4390명이 삼성물산의 합병관련 설문조사에 참여, 70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종목게시판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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