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달바글로벌이 대표주관사와 맺은 낮은 수수료 계약이 공개되면서 시장에 적잖은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수료를 약속받으면서 최근 수임한 코스피 IPO 중 가장 낮은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IPO 주관사에 주어지는 의무가 늘어나고 있지만, 하우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 수익은 지속적으로 낮아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IPO에서 인수 수수료율 0.8%, 성과수수료 0.8% 등 총 1.6% 수준의 수수료 조건으로 대표 주관을 맡았다. 공모가 밴드 하단(5만4500원) 기준으로 공모 예정 금액은 약 356억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미래에셋이 받는 기본 수수료는 약 2억8000만원이다.
공모 흥행에 따른 성과를 인정받는다면 0.8%의 성과수수료를 별도로 지급받을 수 있다. 달바글로벌 차원에서도 수요예측 흥행 가능성을 높일 여러 장치들을 고안한 상태다. 밴드 상단에 가격을 확정짓고 그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의 노력이 인정받는다면 공모물량의 1.6%에 달하는 수수료가 떨어진다.
그런데도 기본 수수료 규모가 적어 최근 5년 동안 미래에셋증권이 주관한 코스피 IPO 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수료 딜로 기록될 전망이다. 만약 밴드 상단(6만6300원)으로 결정되고 성과 수수료도 최대로 지급받는다면 총 수수료는 약 6억9000만원에 해당한다. 이는 업계 평균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달바글로벌의 경우 공모 주식수를 줄였음에도 주관사에 약속한 인수수수료율은 변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상장 예정주식수의 20%(127만주)를 공모주식으로 배정하려 했지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65만4000주만이 공모주로 나왔다. 그럼에도 인수 수수료율 자체는 0.8%에서 변경되지 않은 것이다.
통상적으로 중소형 코스닥 기업의 IPO에서도 주관사 수수료는 10억원 내외로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딜 건수가 줄어들면서 주관사 수입이 감소하고 있고, 수수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례가 업계의 암묵적인 기준인 '코스피 상장 주관 시 수수료율은 1% 이상'이라는 관행을 흔들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주관사에 대한 책임의무가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수수료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달바글로벌 외에 SGI서울보증보험도 약 8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일반적으로 상장주관사는 IPO를 성공한 후에만 공모금액의 1~3%를 보수로 받는다. 이런 구조에서는 상장 적격성이 낮은데도 주관사가 무리하게 IPO를 강행할 수 있고, 공모가 고평가나 중요 투자위험 미공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 '증권 등 인수업무 규정'을 개정하면서 IPO가 무산되더라도 주관사는 계약 해지 전까지 수행한 업무에 대해 일정 수준의 '중간 수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공모가 부풀리기, 상장 강행 등 과열 경쟁을 막고, IPO 품질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었다. 다만 업계에서 느끼는 실효성은 없는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간 수수료의 산정 기준이나 계약서 작성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부족해 선제적으로 도입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간 수수료 도입이 발행사와 주관사 간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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