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머스트잇 투자 '독' 됐다
경영 참여 SI로 지분 4.8% 매입…가치 200억에서 80억으로 '뚝'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10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 머스트잇 지분 장부가액 변화(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CJ ENM 커머스부문이 약 200억원을 투자한 머스트잇 지분가치가 뚝 떨어졌다. 머스트잇의 당기순적자가 누적되면서 CJ ENM은 최근 지분가치 장부가액을 80억원까지 낮춰 잡았다. CJ ENM은 머스트잇의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섰지만 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막대한 투자 손실을 떠안게 됐다. 


CJ ENM 커머스부문은 2022년 199억9700만원에 머스트잇 지분 4.8%를 상환전환우선주로 취득했다. 우선주 20만9700주에 대해 CJ ENM이 주당 측정한 가치는 9만5358원이다. 머스트잇의 주당 액면가가 100원인 점을 감안하면 CJ ENM은 953배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얹어 지분을 사들인 셈이다.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SI로 참여하면서 CJ ENM은 머스트잇의 이사회 1명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가져갔다. 그만큼 CJ ENM은 머스트잇의 성장가치와 사업 시너지를 높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당시 CJ ENM은 "머스트잇은 거래액 3500억원을 기록하며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플랫폼"이라며 "(이번 투자로) 최근 패션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명품 카테고리 관련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2022년은 머스트잇의 실적이 정점을 찍었던 해다. 당시 머스트잇은 치열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대규모 광고선전비를 쓰며 배우 주지훈을 기용해 광고를 내보냈다. 그 결과 2022년 역대 최대 매출액인 331억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동종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과 엔데믹 전환에 따른 소비 급감으로 머스트잇의 매출은 2023년 250억원, 2024년 119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머스트잇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CJ ENM의 지분 가치 또한 낮아졌다. CJ ENM은 작년 초 머스트잇 지분 장부가액을 133억원으로 잡았지만 작년 말에는 80억원으로 40.2%나 낮아졌다. 


CJ ENM이 장부가액을 1년 만에 53억원이나 낮춘 이유는 머스트잇이 당기순적자로 돌아선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머스트잇은 2023년 압구정 사옥을 매각하며 잠시 소폭 흑자로 돌아섰지만 1년 만에 다시 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CJ ENM 커머스부문 관계자는 "팬데믹을 지나며 명품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지난해 말 기준 머스트잇 지분가치를 장부가액 기준 80억원으로 재책정했다"고 밝혔다. 


머스트잇의 지분가치는 향후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작년 말 기준 머스트잇의 자본총계는 70억원으로 작년에 기록한 당기순적자인 84억원보다 적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게 당기순적자를 기록한다면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시장 관계자는 "머스트잇은 채무는 없는 상태지만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재무적으로 위험한 상황"이라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된다면 CJ ENM이 보유한 지분도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CJ ENM 커머스부문은 머스트잇 활용도와 관련한 기존 전략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머스트잇과 협업을 통해 CJ온스타일의 모바일과 TV 라이브를 통해 명품 판매 방송을 다수 진행하고 있고 CJ온스타일 앱과 인터페이스(API)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머스트잇 전문관을 열었다"며 "이를 지속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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