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티빙이 2년 내에 가입자 15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웨이브 합병과 글로벌 진출, 계정공유 금지 등의 장치로 고객 수를 증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올해 예정된 네이버와의 제휴 종료는 물론 웨이브 합병 시너지 불확실성 등으로 목표치 달성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티빙은 이달 개최한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7년까지 가입자 수 1500만명 확보 계획을 밝혔다. 티빙이 지난해 유료 가입자 수 500만명 확보를 연내 목표로 내건 만큼 현재 가입자 수는 500만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티빙은 2년 내 1000만명 가량의 가입자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티빙은 웨이브와의 합병을 통한 가입자 확대와 함께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웨이브와의 합병은 티빙의 가입자 수 증대 전략의 핵심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웨이브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429만명, 티빙은 734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단순히 합산할 경우 합병 시 양사 가입자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시장 공략도 티빙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2027년까지 전체 가입자 1500만명 중 해외에서 700만~800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일본, 동남아, 미국 등 한류 콘텐츠 수요가 높은 시장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다.
계정 공유 제한 정책도 가입자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제한을 통해 유료 가입자 수 증가에 성공한 사례를 참고해 티빙도 추가 비용을 부과하거나 별도 가입을 유도하는 정책을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티빙은 넷플릭스가 먼저 선보인 광고요금제를 뒤이어 도입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전략에도 티빙이 단기간에 1000만명 이상의 추가적인 가입자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웨이브와의 합병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웨이브는 그간 국내 지상파 콘텐츠를 독점 공급해왔지만 지난해 말부터 콘텐츠 독점 공급 계약이 종료됐다. 이에 따라 합병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더해 기존 티빙과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제휴가 3월에 종료되면서 티빙 가입자 이탈도 예상된다. 특히 네이버가 지난해 11월부터 넷플릭스와 제휴를 시작해 티빙·웨이브 가입자들이 넷플릭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 한 관계자는 "티빙이 단기간에 스포츠 중계권 확보 등을 통해 지난해 급격한 가입자 성장을 이뤘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가입자 성숙기에 진입해 향후 폭발적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다"며 "특히 글로벌시장 역시 80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 수를 2년이라는 단기간 내 유치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앞서 이달 컨퍼런스 콜에서 "네이버 제휴 종료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은 있지만 현재 가입자 방어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도 700만 명 이상을 유지 중"이라며 "웨이브와의 합병으로 국내 최고의 예능·드라마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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