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 공모채 '외면' 사모채 '기웃'
자금 조달 딜레마, 공모채 '미매각'·사모채 '고금리'…올해만 1095억 조달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7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쌍용C&E가 또다시 사모 회사채(사모채) 시장을 찾았다. 지난해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고전한 이후 비교적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사모채 중심의 전략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공모채 대비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이자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쌍용C&E는 지난 16일 2년 만기 95억원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표면이율은 4.8%로, 발행대리인은 유진투자증권이 맡았다.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 사모채 발행만 세 번째다. 쌍용C&E는 ▲3월 14일 1년물 200억원 ▲3월 21일 1년 6개월물 8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이번 2년물까지 합치면 올해 발행한 사모채 규모는 1095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에도 반복됐다. 쌍용C&E는 지난해 4차례 회사채 시장을 찾았는데, 이 중 세 건이 사모채였다. 지난해 3월 300억원, 6월 200억원, 9월 160억원 등이다.


시장에서는 쌍용C&E가 공모채 대신 사모채를 택한 배경으로 크레딧 리스크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을 꼽는다. 'A0'라는 중하위 신용등급에 더해, 주요 국내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부정적' 등급 전망이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실제 한신평과 나신평은 지난해 3월에, 한기평은 같은 해 6월에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꿔달았다. 


등급 전망 하향의 배경으로 대규모 투자 및 배당에 더해 공개매수로 인한 추가 차입까지 겹치며 재무 부담이 커졌던 점이 꼽힌다. 여기에 최대주주의 고배당 기조와 높은 차입 구조가 지속된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쌍용C&E는 지난해 6월 한 차례 공모채 시장에서 발행에 나선 바 있지만,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냉랭한 반응을 경험했다. 당시 1000억원 규모의 발행을 추진했으나 700억원의 주문만 접수돼 미매각 처리됐다. 이후 추가 청약을 통해 완판되긴 했지만, 이 사건을 기점으로 공모채 발행은 다시금 중단됐다.


다만 공모채 대신 사모채를 택한 만큼 고금리 부담은 불가피하다. 이번에 발행한 2년물 사모채 금리(4.8%)만 봐도 그렇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시가평가수익률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쌍용C&E와 동일 신용등급대 2년물의 평균 공모채 금리 수준은 3.26% 수준이다. 즉 이번 사모채 금리가 154bp(1bp=0.01%포인트) 더 높은 셈이다.


결국 고금리 조달은 높은 이자비용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쌍용C&E의 이자비용이 이미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 추이만 봐도 ▲2021년 208억원 ▲2022년 284억원 ▲2023년 493억원 ▲2024년 620억원 등 연평균 24%씩 늘어나고 있다. 


고금리 조달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재무 부담은 누적될 수밖에 없다. 사모채 조달 전략은 유연한 발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조적으로 금리가 높아 반복될 경우 자금 조달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쌍용C&E가 당분간 사모채 중심의 방어적 조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한 이자비용 증가라는 부작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한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