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 회사채 흥행…사채·차입금·외상값 '일타삼피'
3000억원 어치 완판…만기 도래 사채 리파이낸싱, 中 LCD 패널 대금 투입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16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인터내셔널 부산 물류센터. (제공=LX인터내셔널)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LX인터내셔널이 2년 만에 복귀한 회사채 시장을 통해 3000억원의 실탄을 구비했다. 만기가 도래한 사채 차환과 차입금 상환을 비롯해 중국 업체에 지불해야 할 LCD 패널 구매 외상값(매입채무)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이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제124-1·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가 완판 됐다. 지난 16일 실시된 청약에서 기관투자자들의 투심이 몰리면서 청약율 100%로 마감됐다. 당초 LX인터내셔널은 1500억원 어치의 사채를 찍을 예정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이를 상회하는 주문을 받게 되자 발행량을 두 배로 증액했다. LX인터내셔널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은 제123-1·2·3회차 사채를 발행한 2023년 4월 이후 2년 만이다.


회차별로 보면 1200억원 규모의 2년물 짜리 제124-1회 사채를 증권사 3곳이 소화했다. NH투자증권 500억원, 한국투자증권 500억원, 키움증권 200억원씩이다. 1800억원 규모의 3년물 짜리 제124-2회 사채는 증권사 5곳에 배정됐다. 각각 500억원씩 인수한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비롯해 대신증권 300억원, 유진투자증권 300억원, 하나증권 200억원 순이다.


LX인터내셔널은 이번 사채를 통해 조달한 3000억원을 채무상·차환과 대금 결제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만기가 임박한 제120-2회차와 제123-1회차 사채를 리파이낸싱(차환)하는 데 쓴다. 2020년 5월에 500억원 규모로 발행된 제120-2회차는 다음 달 만기를 앞두고 있다. 2023년 4월에 300억원 규모로 발행된 제123-1회차는 이달 24일이 만기다.


1178억원 규모의 장·단기 차입금을 갚는 데도 재원을 투입한다. 외국계 은행 4곳(MUFG· SMBC·BOC·씨티)에서 조달한 994억원의 단기차입금이 대상이다. 금융사별로 보면 일본의 MUFG(미쓰비시UFJ파이낸스그룹)와 SMBC(미쓰이스미토모)로부터 각각 300억원을 빌렸고, 중국의 BOC(뱅크오브차이나)에서 100억원을, 미국의 씨티은행에서 294억원을 차입했다. 이외에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끌어다 쓴 184억원의 장기차입금도 상환한다.


LX인터내셔널 회사채 배정 현황. (그래픽=신규섭 기자)

상사의 핵심 비즈니스인 트레이딩 대금을 결제하는 데도 1100억원을 사용한다. LX인터내셔널의 경우 석탄, 석유, 팜오일, 니켈 등 자원을 비롯해 IT(정보통신) 부품도 트레이딩(중개무역)한다. 이 중에서도 LCD 판넬 매입채무를 결제하는 데 자금을 쓸 예정이다. LCD 판넬을 공급한 중국의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BOE(BOE Technology Group Co., Ltd.)에 지불해야 할 외상값을 치른다.


3% 이하의 비교적 저리(低利)에 발행을 확정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제124-1회차의 경우 개별민평금리에서 -5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2.90%의 금리가 적용됐다. 제124-2회차는 개별민평금리에서 -12bp를 가산한 2.92%의 이자율로 정해졌다. 업계 최상위권 신용등급을 갖춘 덕분에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LX인터내셔널이 크레딧 시장에서 부여받은 신용등급은 AA-/Stable(안정적)으로 업계 1위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동일하다. 마찬가지로 상사 부문만 영위하고 있는 현대코퍼레이션은 이보다 낮은 A/Stable급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부족한 금액은 보유 중인 자체 자금을 통해 충당할 예정"이라며 "미국 관세정책 변화 등 어려운 사업환경에서도 자사의 다각화 된 사업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이번 회사채 수요에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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