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와이씨가 지난해 매출 감소 속에서도 원가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을 늘리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운전자본 부담 증가와 차입금 확대, 현금흐름 악화 등이 맞물리며 재무건전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벤처캐피털(VC) 인수로 인한 단기 자금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와이씨의 실질적인 재무 체력에는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이씨의 지난해 매출은 2112억4121만원으로, 전년 2551억8230만원 보다 17.2%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05억9950만원으로 전년 85억7157만원 대비 23.7% 증가했다. 다만 2022년 364억904만원과 비교하면 회복 폭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회사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원가 절감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매출원가는 2022년 2103억5158만원에서 2023년 2058억652만원→2024년 1527억9299만원으로 줄며 안정세를 나타냈다.

비용 효율화의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35억5277만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적자 흐름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실제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순현금은 215억2846만원의 적자를 나타내며, 전년 240억1453만원에서 적자 전환됐다.

이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동반 증가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출채권은 2022년 106억4052만원에서 2023년 70억1898만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38억1399만원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회전율은 20.27회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전년(28.9회)보다는 크게 둔화됐다.

재고자산은 2022년 1178억2390만원에서 2023년 631억8027만원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1292억5618만원으로 급증했다. 매출 감소와 맞물리며 회전율은 2.27회에서 1.58회로 하락했고, 회전일수는 160.79일에서 231.01일로 늘어났다. 재고가 매출로 환산되기까지 7~8개월이 소요된 셈이다. 이처럼 재고가 누적되면서 현금 흐름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현금 흐름이 악화되면서 차입금도 크게 늘었다. 총 차입금은 918억5340만원으로 전년(310억9590만원)보다 세 배 가까이 불어났다. 2023년에는 없던 단기차입금 312억원이 지난해 새로 발생했는데, 주 차입처는 한국수출입은행이며 만기일은 올해 6월이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8억2357만원으로 10.8% 감소해 상환 부담을 키웠다.

자산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부채는 2023년 1144억6875만원에서 지난해 1586억4314만원으로 38.6% 증가했고, 자본은 같은 기간 3658억444만원에서 4182억1229만원으로 14.3% 늘었다. 그러나 부채 증가폭이 더 커 부채비율은 23.8%에서 27.5%로 상승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진행된 벤처캐피털 아이디벤처스 인수도 재무건전성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와이씨는 온셀텍으로부터 아이디벤처스 주식 160만주를 176억8000만원에 취득해 지분율 80%를 확보했다. 이후 관계회사인 엑시콘과 각 43억원, 7억원씩 유상증자 대금을 대며 총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자본금은 23억원 늘었다. 업계에서는 아이디벤처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33억4413만원인 점을 고려할 때, 와이씨가 인수에 약 170억원대를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디벤처스는 운용자산(AUM)이 2991억원 규모이며, 보유 포트폴리오 중 7개 이상의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와이씨가 인수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자금 부담을 떠안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와이씨는 인수 배경에 대해 "다른 회사들도 '파트너스' 형태로 하나씩 VC를 인수하는 경우가 있다. 그 외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kjy0412@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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