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톺아보기2700억 호주 니켈 광산, 재가동 감감무소식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현지 니켈 광산 운영업체에 2700억원을 투자했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1년간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예상보다 캐즘이 길어진 상황에서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으로 주요 광물을 둘러싼 가격 변동성도 커졌다. 호주 니켈 광산 운영 재개도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니켈 광산 레이븐소프를 운영하는 FQM(FQM Australia Holdings)에 빌려준 대여금을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인식한 것은 지난 2023년이다. 포스코홀딩스가 2억4000만달러(2700억원)를 들여 FQM의 지분 30%를 사들인지 2년만이었다.
포스코홀딩스는 FQM에 사업용도로 지급한 대여금의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 손상검토를 통해 대여금 등 기타채권을 대손충당금으로 인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분투자 첫 해인 2021년 FQM에 1811억원을 대여했다. 이듬해 2026억원으로 늘어난 후 2023년에도 64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그해 포스코홀딩스는 이자를 포함한 대여금 2189억원을 모두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지난해에도 FQM의 기타채권 2883억원을 충당금으로 남겼다. 이로써 FQM의 장부가액은 '0원'이다.
지분투자 2년 만에 장부가액 0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 여파다. 배터리 수요가 줄어들자 원재료인 니켈가격 급격히 떨어졌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니켈의 연평균 가격은 톤당 ▲2022년 2만5604달러 ▲2023년 2만1473달러 ▲2024년 1만6811달러 ▲2025년 1만5491달러로 가격 하락세가 고착된 모습이다.
포스코홀딩스는 레이븐소프를 통해 2024년부터 연 3만2000톤(니켈 함유량 기준 7500톤)의 니켈 가공품(MHP)을 공급받을 계획이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다. 하지만 배터리 시장 성장 둔화로 인한 니켈 가격 및 수요 감소로 지난해 4월 광산 가동이 중단됐다. 제품을 제대로 공급 받기 전에 광산 가동을 멈춘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FQM의 당기순손실은 2022년 228억원에서 2023년 1조3460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주도로 그룹 비핵심자산 구조 개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FQM의 경우 지분 매각 또는 재가동 시점에 대한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호주 니켈 광산은 니켈가격 하락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면서 지난해 4월 무기한 조업 중단을 선언한 후 1년째 재가동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정책을 펼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호주 니켈 광산 투자금 회수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호주 광산 사업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장인화 회장도 그룹의 전략에 맞지 않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산 120개를 처분해 2026년까지 누적 현금 2조6000억원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재가동 시점은 정해진 바 없다"며 "추후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가동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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