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였다. 또한 한화에너지가 나머지 1조3000억원을 감당하는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검토하면서 한화오션 지분 매각 대금이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돌아갈 전망이다. 이는 그동안 승계 자금으로 각종 비판을 받던 한화그룹이 의혹을 불식시키고자 결단을 내린 것이란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8일 공시했다. 예정발행가도 기존 60만5000원에서 53만9000원으로 감소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유럽 방산 블록화와 선진국 경쟁 방산, 조선, 에너지 업체들의 견제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투자 실기는 곧 도태'라는 생존전략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다만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너지로부터 매입한 자금 1조3000억원을 두고 승계 자금이란 논란이 생겼고 금융감독원의 정정공시라는 암초도 만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화에너지는 최근 이사들 대상 사전설명회를 열어 '승계 자금'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한화오션 지분 매각대금 1조3000억원을 한화에어로에 되돌려 놓기 위한 조치를 논의했다. 여기에는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1조3000억원 조달 목적은 승계와 무관한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보였고, 실제 자금 일부가 차입금 상환과 투자에 쓰였다"며 "불필요한 승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한화에어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이사회 등에서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이 방식이 확정, 실행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의 1조3000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에 주식(한화오션)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이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되돌아가게 된다.
한화에어로 손재일 대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필요성에 대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완화한다"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부작용을 감소시키면서 필요한 자금 3조6000억원을 모두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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