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미매각 부담' 삼척블루파워 공모채 단독주관 왜?
IB 강화 전략 속 수임 관측…비우량 채권 투심 위축 탓 부담 확대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0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증권 사옥 전경. (제공=키움증권)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민자석탄발전사 '삼척블루파워'가 올해도 공모 회사채(공모채) 발행에 나서면서 단독주관을 맡은 키움증권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 지난 2018년 삼척블루파워가 6개 증권사와 맺었던 회사채 총액인수확약정(LOC) 계약이 지난해 종료된 이후 키움증권만이 주관 레코드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기존에 주관사를 맡았던 증권사들은 석탄발전 산업에 대한 자본시장의 부정적 시각을 고려해 주관사단에서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키움증권은 올해 기업금융(IB) 사업부문 강화를 추진하면서 주관 실적을 쌓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오는 17~18일 중 하루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는 3년 단일물로 구성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5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희망금리 밴드는 ±30bp(1bp=0.01% 포인트)며, 발행일은 이달 25일이다. 


이번 딜에서 키움증권이 단독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삼척블루파워가 한 증권사에 단독 주관을 맡긴 것은 2021년 6월 NH투자증권 이후 처음이다.


키움증권의 단독 주관은 회사채 LOC 계약 종료 때문으로 보인다.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2018년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와 회사채 LOC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이에 키움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 채권 주관을 이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금융기관이 석탄 금융 투자를 중단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부정적 시선을 의식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반면 IB사업 강화에 나선 키움증권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 기존 리테일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IB 부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미매각 부담에도 삼척블루파워 공모채 주관업무를 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키움증권의 공격적인 영업 전략으로 DCM(부채자본시장)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2025년 1분기 딜사이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키움증권의 공모채 주관 실적은 1조7532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00억 원가량 증가했다. 순위도 두 계단 상승하며 6위를 기록했다. 주관 건수 역시 45건에서 70건으로 늘어나는 등 IB 부문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척블루파워 화력발전소 1,2호기 조감도. (사진=삼척블루파워)

다만 시장에서는 삼척블루파워 공모채의 경우 미매각 부담이 큰 만큼 유통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등에게 셀다운(재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척블루파워는 잦은 공모채 미매각으로 시장에서 자주 언급된 기업이다. 실제로 2021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발행한 1조2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중 약 70%가 미매각됐다.


채권시장 일각에서는 유통시장에서 셀다운(재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SG 이슈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석탄발전 관련 채권에 대한 인식이 악화된 데다, 최근 홈플러스 사태 이후 비우량 채권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삼척블루파워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안정적) 신용등급을 부여받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척블루파워 채권은 기관투자가들의 수요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채권"이라며 "키움증권의 셀다운 능력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키움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은 것은 리테일 강자로서 셀다운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정으로도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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