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 환경사업 인수전 뛰어든 스틱, '실탄 1조'
스틱오퍼튜니티3호 앞세워 투자 검토…폐기물 시장 반등 가능성 주목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 본사 전경(제공=SK에코플랜트)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2조원 규모로 결성한 블라인드펀드를 앞세워 SK에코플랜트 환경 부문 자회사 리뉴어스·리뉴원 인수전에 나선다. 탄탄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조 단위 딜도 소화 가능한 대형 운용사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2조원대 규모로 결성한 '스틱오퍼튜니티3호'를 주요 투자 재원으로 활용해 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부 인수에 나설 전망이다. 스틱오퍼튜니티3호는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농협중앙회 등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 등으로부터 자금을 출자 받은 대형 블라인드 펀드다. 


일부 기관투자자(LP)들과는 공동 투자를 위한 사이드카 펀드도 함께 조성했다. 사이드카 펀드는 본 펀드와 별도로 특정 출자자와 함께 운용하는 병행 투자 펀드다. 주요 LP가 본 펀드 외에 추가 투자 기회를 요청할 경우 이를 수용하기 위해 별도로 설정하는 구조다.  


3호 펀드는 국내 주요 금융기관이 고르게 참여한 만큼 자금 조달 안정성과 신뢰도를 갖춘 펀드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 조달한 자금만 2조원을 넘기며 대형 거래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해당 펀드를 통해 녹수, 재원산업, 티맥스소프트 등에 투자했으며 드라이파우더(미사용 자금)는 1조원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거래는 펀드 자금(에쿼티)에 인수금융 조달을 병행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자금 조달력 측면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한 딜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최근 SK에코플랜트 측에 인수 의사를 밝히고 세부 전략을 검토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제한적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에 나섰으며 그간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칼라일을 중심으로 협의를 이어왔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후발 주자로 합류하면서 국내외 사모펀드 운용사 간 3자 경쟁 구도를 형성한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폐기물 처리 기업인 리뉴어스 지분 75%와 매립장 매립 업체 리뉴원 지분 100% 매각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2020년 11월 리뉴어스를 어펄마캐피털로부터 1조5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21년과 2022년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등 폐기물 소각과 매립 자회사 8곳을 8256억원에 사들여 리뉴원으로 합병했다.  


환경 폐기물 산업은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매립과 소각 부문은 일정 수준의 고정 수요가 유지되며 매립지 인허가가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 선호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충청권 지역에서 신규 매립장이 가동되고 경기 둔화로 폐기물 발생량이 줄면서 단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기존 업체들의 운영 종료와 폐기물 수요 증가 흐름이 맞물리며 2025년 이후부터 다시 상승 흐름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2026년부터 인천 수도권매립지의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소각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지자체는 민간 위탁으로 전환하면서 소각업 전반이 다시 성장 구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도 이같은 상승 흐름에 주목해왔다. 지난해 폐기물 매립업체 에코솔루션과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환경 폐기물 분야로 투자 영역을 넓혔다. 이번 SK에코플랜트 인수를 통해 해당 분야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다수 기관투자자들의 출자를 바탕으로 자금 운용 기반도 안정적인 편이라 조 단위 딜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환경 폐기물 시장 흐름을 감안해 인수 조건과 구조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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