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가전에 인공지능(AI)이 더해지면서 잠재적인 기능들이 발굴되고 있습니다. AI가 적용된 제품들이 지속해서 늘고 있고 매출 비중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사업 성과를 이끌어내겠습니다"
문승종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은 28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스튜디오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Welcome to BESPOKE AI)' 미디어 행사에서 진행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AI 거품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가전 분야에서 AI를 적용하는 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AI 혁신 제품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글로벌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중"이라며 "해외에서도 네트워크를 구축해 고객들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현지 판매 법인 등과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인한 DA사업부의 리더십 공백과 향후 대책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문 팀장은 "기존부터 구체적으로 추진 방향과 계획을 세우고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전체 DA사업부 임직원들이 혁신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결과들이 사후 성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가전제품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논란이 되며 가전제품에도 보안 시스템 도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AI 홈의 핵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의 경우 340개 제품을 연결할 수 있는데, 중국 제품도 포함된 만큼 보안과 관련된 우려도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녹스 매트릭스 (Knox Matrix)' 등을 활용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혜순 DA사업부 MDE 전략팀장은 "스마트싱스 연동 제품 중에선 중국 제품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제품들은 녹스 매트릭스로 상호 보안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며 "또한 스마트싱스 안으로 들어오려면 녹스 보안을 통과하는 등 일정 프로토콜을 만족해야 한다. 개인정보의 경우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안에서 보관해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전에 등록된 삼성 계정 정보를 제거하면 개인 정보가 사라지는 만큼 가전 폐기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도 적다고 덧붙였다.
비스포크 AI 가전에 탑재된 스크린을 통해 고객에게 편리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AI홈 기반의 고도화된 연결성을 통해 가사의 수고를 덜어주는 '스크린에브리웨어(Screen Everywhere)'라는 비전 아래 스크린이 탑재된 다양한 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하나로 가전에 탑재된 스크린의 기능을 전부 수행할 수 있는 만큼 모든 가전에 스크린을 부착하는 것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양 팀장은 "국내 고객들이 가사를 할 때 모바일을 지니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요리를 할 때 냉장고 내 어떤 식재료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냉장고 스크린을 통해 어떤 재료가 있고, 어떤 요리가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심리스(Seamless)한 경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과제로는 고객들의 불편을 해소와 보안 강화를 꼽았다. 문 팀장은 "고객이 귀찮고 어렵게 느끼는 문제를 기기들의 유기적인 연결로 해결하는 게 목표다. 이에 고도화된 시나리오를 접목해 목표를 완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보안에 대해서도 고객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양자내성암호 등을 적용했다. 가전제품은 10년을 쓰는 제품인 만큼 미래 보안까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시장에 마련된 2025년형 비스포크 AI 가전들을 소개하는 도슨트 투어도 진행됐다. 전시장은 주방, 거실 등으로 나뉘었으며 용도에 따라 가전들이 전시돼 있었다.
투어의 첫 시작에서는 삼성전자 직원들이 직접 나와 생활 속에서 비스포크 AI 가전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시연하기도 했다. 시연에서는 '빅스비(Bixby)'를 통해 스마트폰을 찾는 방법이 소개됐다. 사용자가 냉장고 앞에서 "빅스비, 핸드폰 찾아줘"라고 말하자, 화면에 사용자가 말한 내용이 글씨로 떠오르며 빅스비가 "핸드폰 알람을 울릴게요"라고 답했다. 직후 바로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려 핸드폰을 찾을 수 있었다.
'패밀리 케어' 기능을 활용해 집안에 있는 가족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시연됐다. 패밀리 케어는 고령층의 AI 가전 사용 여부를 스마트싱스로 확인하고 동거인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자녀가 원격으로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시연에서는 직원의 스마트폰으로 아버지가 활동이 없다는 알림이 떴다. 이에 패밀리 케어의 '집안 확인하기' 기능을 활용하자, 로봇청소기가 자동으로 움직이며 청소기에 달린 카메라로 집안을 비춰 아버지가 무사히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정수기의 오작동, 인덕선 사용법 등에 대해 빅스비에 질문해 기기 상태를 확인하고 매뉴얼 없이도 사용법을 안내받는 시연이 이어졌다.

시연 이후 전시장 투어에서는 올해 출시된 2025형 비스포크 AI 가전 라인업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도슨트들은 직접 가전을 사용하면서 기능을 소개했다.
그중 일부 가전들은 핵심 기능을 작동케 하는 내부 장비를 그대로 전시해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하기도 했다.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기의 경우 열교환기를 전시해 단독 건조기와 동일한 크기의 대용량 열교환기를 탑재해 건조 성능을 개선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AI 하이브리드 쿨링 장비인 컴프레서를 공개했으며, '비스포크 AI 제트' 스틱청소기는 최대 400W의 흡입력을 구현하는 HexaJet 모터를 전시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초경량 비스포크 AI 제트' 스틱 청소기의 모습도 최초 공개됐다. 해당 제품은 기존 '비스포크 AI 제트'의 무게를 줄여 사용자의 편의성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25년형 비스포크 AI 라인업은 지난 2월부터 순차적으로 시장에 출시된 상태다. 문 팀장은 "더 많은 기기가 연결될수록 고객의 혜택이 커진다. 제품 자체는 물론이고 기기 간 연결을 통해 핵심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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