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 회사에 제품을 납품하던 가전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납품 일시 중단'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현재 납품하는 가전 제품 출하를 일시 중단했다. 회생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납품대금을 제때 정산받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발을 뺀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고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홈플러스 측과 판매를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거래를 지속할지 여부를 놓고 홈플러스와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지난 5일부터 물량 공급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LG전자는 그동안 홈플러스와 함께 가전 판매 방식을 다양화하고,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이어온 바 있다. 예로 'LG전자 베스트샵 가전 DAY' 행사는 특정 카드로 LG전자 가전을 구매할 시 홈플러스 상품권을 증정하고, '홈플러스-LG전자 구독 서비스'는 홈플러스 매장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구독 컨설팅을 제공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납품대금을 제때 받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해, 사전 대응하는 차원에서 가전 납품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미 일부 입점 업체들 사이에서는 "홈플러스로부터 지난 1월분 정산금을 아직 수령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상거래 채권은 정상적으로 처리하고,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입장이나,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사태 역시 불안감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농심, 삼양식품 등 홈플러스에 식품을 납품하던 업체들 역시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제품 출하를 중단한 바 있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했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인 단기 자금 부담을 선제적으로 경감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후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D'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투기 등급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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