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홀딩스, 적자 속 배당 확대 속내는
3년 만에 배당 2배 확대…애경자산관리 담보가치 방어 '노림수'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AK홀딩스가 작년 연간 순적자를 기록하고도 배당을 두 배로 늘렸다. 최대주주인 애경자산관리가 AK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가운데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배당을 통해 운영자금을 지원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K홀딩스는 이달 14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4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총 배당금은 약 52억원 규모로 오는 4월17일 지급될 예정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AK홀딩스가 지난해 순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배당을 확대했다는 점이다. AK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손실 24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직전 해인 2023년 13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렸음에도 배당금을 동결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특히 이 회사는 최근 유동성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자회사인 제주항공 EB(교환사채) 풋옵션 청구가 집중되면서 대규모 현금 유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AK홀딩스는 2022년 제주항공을 지원하기 위해 1300억원 규모의 EB(5년 만기, 주당 전환가액 1만5050원)를 발행했다. AK홀딩스 EB 투자자들은 보유채권을 제주항공 주식과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주가가 EB 행사가격의 절반 수준인 7000~8000원대로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풋옵션 청구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달 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된 조기상환 신청기간 동안 잔액 787억원 중 90% 이상이 청구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오는 5월 만기가 도래하는 350억원 규모의 회사채까지 고려하면 AK홀딩스는 상반기에만 최대 1137억원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반면 AK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6억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올해 배당을 확대하는 건 AK홀딩스 최대주주인 애경자산관리의 유동성 지원 때문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나온다. 애경자산관리는 애경그룹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특히 이 회사는 AK홀딩스를 포함해 애경산업, 제주항공 등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운영자금을 조달해왔다.


애경자산관리는 현재 AK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100억원을 대출받은 상태다. 만기는 올해 9월이다. 다만 제주항공 악재에 직면한 AK홀딩스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애경자산관리 담보가치도 떨어지면서 추가 담보요구(마진콜)나 반대매매(강제 매각)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AK홀딩스 입장에서 이를 방어하기 위해 주가를 부양함과 동시에 애경자산관리의 배당수익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했던 것으로 시장에선 관측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애경자산관리는 애경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로 유동성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AK홀딩스의 배당 확대는 주가를 띄워 애경자산관리의 현금유동성을 지원하고 담보가치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배당 확대는 지난해 공시한 기업가치제고 계획(밸류업) 전략의 일환"이라며 "향후 필요한 현금은 시장의 유리한 조건에 맞춰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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