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본업 경쟁력 하락으로 재무 리스크에 직면한 코스닥 상장사 '더이앤엠'이 가외투자마저 손실을 보고 있다. 더이앤엠이 투자한 주요 기업이 평가손실뿐만 아니라 전액 손상처리되는 사례도 잦았다.

더이앤엠은 잇따른 가외투자 실패에도 4년 전 투자한 바이오 벤처기업과 관련해 소위 잭팟을 노리고 있다. 다만 투자 성패는 막판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이앤엠은 코스닥 상장사 '베셀'에 100억원을 넘게 투자했으나 최근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앞서 더이앤엠은 사업다각화 목적으로 지난해 2월 디스플레이 제조회사 베셀을 인수했다. 137억원을 투입해 지분 13.42%를 취득했다. 주당 인수가는 8206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80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9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더이앤엠이 보유한 베셀 지분에 대한 평가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41억원으로 줄었다. 베셀은 지난해 242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고 현재 주가는 200원대 머무는 실정이다. 지난해 8206원에 산 주식이 1년 4개월 만에 200원대까지 폭락한 셈이다.

앞서 더이앤엠은 각종 조합 등에 투자한 금액도 전액 손실을 봤다. 2022년 포스라빌조합에 45억원, 트리니신기술조합 제183호 19억원 등 총 64억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그해 손상평가결과,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없어 전액 손실처리했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평가손실로 반영해 64억원을 당기순손실로 인식했다. 또한 2020년 지우정공이라는 금속가공 회사에 의결권 없는 전환상환우선주(RCPS) 형태로 2억원을 투자했으나 전액 손상처리하기도 했다.

더이앤엠은 2020년 말 루카에이아이셀이라는 바이오 벤처기업에 32억원을 투자했다. 루카에이아이셀은 2020년 10월 설립된 유기화학물질 제조회사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 재료공학과 석좌교수로 알려진 조남준 대표가 지분 44.25%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더이앤엠이 지분 26.0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국산업은행이 지분 14.6%를 보유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지난해 32억원의 지분투자액에서 29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더이앤엠이 보유한 루카에이아이셀 장부가액은 현재 3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평가액이 90.6% 감소한 셈이다. 루카에이아이셀은 2021년 이후 매출 10억원을 넘긴 적이 없으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바이오 벤처기업 특성상 기술력이 중요하지만 실적 역시 계속기업으로 가치를 판단하는 주요 요소다.

이 같은 가외투자 실패에도 더이앤엠은 루카에이아이셀 투자 성과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더이앤엠은 2020년 말 지분 투자에 이어 2021년 루카에이아이셀 전환사채(CB)에도 투자했다. 2021년 1월과 7월 제1회차 CB 70억원, 제2회차 CB 40억원 등 총 110억원 규모다. 

전환권행사시간은 제1회차 CB의 경우 2024년 1월19일부터 2027년 12월19일, 제2회차 CB의 경우 2024년 7월30일부터 2028년 6월30일까지다. 전환가액은 주당 8500원이다. 이들 CB에 제3자 매수청구권도 부여돼 더이앤엠은 해당 매수청구권을 파생상품부채로도 분류한 상태다.

더이앤엠이 루카에이아이셀에 기대른 거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향후 또다른 인수합병(M&A) 성사로 기대 이상의 엑시트가 가능하다는 게 더이앤엠의 설명이다. 더이앤엠은 루카에이아이셀이 개발 중인 LEAD™ 치료제가 마버그 바이러스 등 15종 이상 바이러스에 대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확인했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더이앤엠 관계자는 "향후 M&A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엑시트를 통해 몇 배의 투자 차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녕찬 기자 knc@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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