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년 초 인도 자동차 시장에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크레타 EV'를 출시하며 현지 전략 SUV 라인업을 확장한다. 특히 현대차 인도법인은 현지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는데, 이번에 유입되는 현금으로 현지 투자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21일 현대차에 따르면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크레타 EV는 2015년 출시한 현대차의 첫 인도 전략 SUV인 크레타의 전기차 모델이다. 크레타 EV는 1998년 인도 첸나이 공장이 생산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로 상세 제원은 출시 시점에 공개된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9월 현지 전략 3열 SUV 알카자르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이번 부분변경 모델은 새로워진 외관과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을 추가해 현지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는 현지 시장 상황과 인도 고객 수요를 공략한 현지 전략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예컨대 인도 시장 진출 초기에 i10, 쌍트로 등 경·소형 차량을 주력 차종으로 판매했다. 쌍트로는 첫 현지 전략 차종으로 '인도 국민 경차'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어 현대차는 진출 첫해부터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특히 현대차는 커지는 인도 자동차 시장과 다변화된 인도 고객 수요에 맞춰 2015년 7월 첫 현지 전략 SUV 모델인 크레타를 출시했다. 크레타는 소형 SUV 차종으로 대가족 문화를 반영한 보다 넓은 후석 공간, 열악한 도로상황을 고려해 높인 최저 지상고, 실내 공기청정기 탑재 등 철저한 인도 고객 맞춤형 상품으로 개발됐다. 그 결과 크레타는 출시 후 3개월 연속 인도 전체 SUV 중 월 판매 1위를 기록했고 출시 첫 해에만 4만888대가 팔리며 '2016 인도 올해의 차(ICOTY)'로 선정됐다.
크레타의 성공에 힘입어 현대차는 전략 신차를 줄줄이 출시했다. 2021년 3열 SUV 알카자르, 2023년 엔트리 SUV 엑스터 등이다. 엑스터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과 표준 6개 에어백, 선루프 등 고객 선호 사양을 갖춰 출시 후 6개월 만에 4만7000대가 넘게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2024 인도 올해의 차(ICOTY)'로 뽑혔다.
현대차는 여기에 베뉴, 투싼, 아이오닉 5까지 총 6종의 차급별 SUV 라인업을 구축해 인도 자동차 시장 판매 '톱 티어'의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다.
다양해진 SUV 라인업은 인도 시장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2016년 연간 판매 50만대 돌파에 이어 작년에는 60만2111대를 판매해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며 14.6%의 시장 점유율로 전체 브랜드 중 2위를 차지했다. 작년 인도 시장 SUV 판매 대수는 전체 판매량의 절반이 넘는 36만854대를 기록했으며, 크레타, 알카자르, 엑스터 등 현지 전략 SUV 차량 3종이 총 22만6155대가 팔렸다.
아울러 올 들어 9월까지는 45만9411대가 팔렸고 이 가운데 SUV 판매가 30만8462대로 67%를 차지한다. 현대차는 올해 인도 시장에서 60만5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인도에서의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중추적 모빌리티 기업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100만대 생산체제·전동화 생태계 구축 등 '2030 중장기 전략'을 수립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4월 직접 인도를 방문해 해외 지역에서는 최초로 타운홀 미팅을 갖고 현지 임직원들과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을 통해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15~1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최종 공모가가 희망가액 범위의 최상단인 1960루피(약 3만2000원)로 결정됐다. 총 조달 자금 규모는 33억달러(4조5200억원)이며, 이달 22일 거래가 시작된다. 현대차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현지 전략 SUV 라인업 확대와 전기차 생산라인 확충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크레타 EV를 포함해 오는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인도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라며 "전동화 생태계 구축을 위해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485개까지 확대하는 한편, 기아와 함께 현지 생산 배터리 탑재를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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