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합병 시너지 시동…생보 빅3 '맹추격'
보험계약마진 교보생명 앞질러…순이익·시장점유율 갈길 멀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8일 16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신한라이프가 보장성보험 집중 전략에 힘입어 생보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절대적 이익 및 규모, 시장점유율 등은 이른바 빅(Big)3로 꼽히는 주요 업체에 밀리지만, 미래 수익성 지표는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신한라이프의 보장성보험 중심 전략이 성과를 내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진다면 생보업계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라이프의 CSM(보험계약마진)은 7조413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6조7455억원) 대비 4.4% 늘었다. 국내 생보업계 상위권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이른바 빅(Big)3 업체들은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 11조9128억원 ▲한화생명 10조1167억원 ▲교보생명 5조2840억원의 CSM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라이프는 7조원대 CSM을 확보하며 교보생명을 앞질렀다.


◆ 보장성보험 강화, 이익체력 기르기


CSM은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새로 등장한 계정과목이다. 미래에 보험계약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을 의미한다. CSM은 보험부채 하위항목으로 잡힌 뒤 계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각 후 수익에 포함된다. 미래 보험수익의 원천인 셈이다. CSM 평가액이 크면 향후 수익으로 인식되는 CSM 상각액도 커지기 때문에 수익이 늘어난다.


신한라이프가 이처럼 이익체력을 기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보장성보험 강화가 꼽힌다. 신한라이프의 상반기 연납화보험료(APE)는 437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305억원 대비 32.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보장성보험 APE는 4263억원이다. 1년 전(3006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41.8% 늘었다. APE는 보험사가 수취한 보험료를 연간 단위로 환산한 값으로 보험사의 수익성을 평가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보험계약에 따라 일시납, 월납 등 제각각인 보험료 납입 기준을 1년으로 통일해 같은 기준에서 비교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전체 APE에서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약 91%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약 97%로 커졌다. 보장성보험은 손해율 관리에 용이하고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군으로 꼽힌다. 보험계약마진(CSM)을 측정할 때, 보장성 상품의 계약가치는 저축성보험, 연금보험 등과 비교했을 때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보장성보험 강화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수익 상품으로 꼽히는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한 덕분에 미래 수익성 지표인 CSM 평가액이 증대됐다고 볼 수 있다.


신한라이프가 CSM 기준으로 빅3와 어깨를 견줄 만큼 성과를 냈지만 순이익, 시장점유율 등 측면에서는 아직 빅3의 위상이 공고하다.


신한라이프의 상반기 순이익은 31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2361억원) 대비 3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 1조389억원 ▲한화생명 7398억원 ▲교보생명 6816억원의 순이익을 내 신한라이프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삼성생명 21.7% ▲교보생명 15.6% ▲한화생명 14.0%로 모두 10%를 넘기는데, 신한라이프의 점유율은 5.8%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을 보험 종류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신한라이프의 보장성보험 점유율은 교보생명을 바짝 뒤쫓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말 보장성보험 시장에서 9.7%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10.5%의 점유율로 소폭 앞선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23.3%, 13.4%의 점유율을 보였다.


◆ 합병 후 보유계약 규모 확대, 수익성 개선 이어져


2020년과 2021년에 신한라이프의 보장성보험 점유율은 5.8%, 7.9%에 그쳤지만 2년여 만에 1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빅3는 모두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보장성보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상위권 업체들도 점유율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신한라이프 홀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신한라이프가  보장성보험 강화를 통해 이익체력을 꾸준히 키운다면 생보업계 순위변동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한라이프는 2021년 7월 기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가 합병해 탄생한 법인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각각 기타보장성보험과 종신보험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합병 덕분에 보장성보험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신한라이프의 수입보험료 가운데 보장성보험의 비율은 합병 직전인 2020년 말 기준 45%였지만 2021년 54%, 2022년 60%로 늘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신한라이프는 합병 후 보유계약 규모가 확대되고 손해율이 낮아지며 보험이익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보유계약 퀄리티가 향상되며 보험이익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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