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순익 급증에 지주사 '탄력'…CSM 확대 고민
순익 기준 생보 2위, 한화생명 앞서…CSM은 경쟁사 절반 그쳐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16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교보생명이 회계기준 변경 등 시장 혼란을 극복하고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지주사 전환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보생명을 주축으로 하는 교보생명그룹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금융지주체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앞서 고배를 마셨던 기업공개(IPO)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순이익 '쑥'…지주사 몸값 높이기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1분기에 별도기준 순이익이 449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순이익이 3226억원(IFRS17&ISA39 기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11억원에서 5883억원으로 33.4%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30%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힘입어 교보생명은 국내 생명보험업계 '빅(BIG)3' 가운데 이익 규모 기준 2위를 차지했다. 부동의 1위인 삼성생명(7948억원)에는 밀렸지만 한화생명(3569억원)과 비교하면 1000억원 가량 앞섰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계열사 몸값 높이기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자 앞서 4월 파빌리온자산운용을 인수해 교보AIM운용으로 이름을 바꾼 뒤 자회사로 편입했다. 교보생명은 이 외에도 보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손보사 편입을 구상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손해보험과 힘을 합쳐 악사손해보험 공동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교보생명은 향후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그룹사 전체 이익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계열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교보생명의 이익체력이 견고해질수록 향후 지주사의 몸값도 높아진다. 1분기 교보생명의 이익이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미래 이익체력을 나타내는 CSM(보험계약마진) 평가액이 경쟁사 대비 저조한 점은 교보생명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 '수익 원천' CSM 확대 과제


1분기 교보생명의 CSM은 5조507억원으로 집계됐다. 빅3로 꼽히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CSM 평가액이 각각 11조3000억원, 10조7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교보생명의 CSM은 경쟁사 대비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보험계약마진은 올해부터 보험사 회계기준이 IFRS17으로 바뀌면서 새로 도입된 계정과목이다. 미래에 보험계약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을 의미한다.


IFRS17 도입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수익 등 인식 기준이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로 바뀐다는 점이다. IFRS17에서는 보험수익을 매 회계연도별로 보험회사가 계약자에게 제공한 서비스(보험보장)를 반영해 수익을 '발생주의'에 따라 인식한다. 기존 회계기준에서는 보험계약이 체결되면 만기까지의 수익을 한꺼번에 인식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아직 제공되지 않은 보험서비스는 부채(보험계약마진)로 인식한 뒤 계약기간 경과에 따라 상각 후 수익으로 잡힌다.


IFRS17에서 CSM은 '수익 원천'인 셈이다. CSM 규모가 적은 만큼 교보생명의 향후 이익 기반이 경쟁사 대비 견고하지 못하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CSM확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특히 교보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유동성 대응을 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성보험을 대량 판매한 바 있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약속된 이자를 고객에게 지급해야하는 탓에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없다. CSM을 측정할 때도 약속된 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보험금을 지급하면 되는 보장성상품보다 저축성 보험이 낮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교보생명의 전체 수입보험료 가운데 저축성보험의 비중은 37.2%로 집계됐다. 1년 전 30.0% 대비 7.2%포인트(p) 증가했다. 높은 저축성보험 비중이 교보생명의 발목을 잡게 될 수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상품의 경우 보험계약마진 규모가 비교적 작다"며 "교보생명이 높은 저축성보험 비중을 유지할 경우 경쟁사 대비 저조한 보험손익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