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건강보험 키우기 지지부진…왜?
종신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여전…'건강보험 3위' 도약 목표 무색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2일 10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삼성생명이 고수익 상품으로 꼽히는 건강보험 비중을 키우기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건강보험 신계약 지표가 오히려 전년동기 대비 뒷걸음질하며 부진한 모습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견고한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 확보를 위해 저축성보험 및 종신보험 등 비중을 줄이고 건강보험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3년 경영계획을 발표하며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를 통틀어 건강보험 3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내놓기도 했다. 당시 삼성생명은 "CSM을 꾸준히 창출하기 위한 대표적 전략 중 하나가 바로 건강보험"이라며 "저축 목적의 상품 비중을 줄이고 손보와 경합하고 있는 건강보험시장에서 좀 더 공격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건강보험을 늘려 CSM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포부에도 올 1분기 삼성생명의 건강보험 신계약 지표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삼성생명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765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6150억원) 대비 24.4%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건강보험의 신계약 APE는 1570억원에서 1250억원으로 20.4% 감소했다.


신계약 APE는 보험사가 신계약을 통해 수취한 보험료를 연간 단위로 환산한 값이다. 보험계약에 따라 일시납, 월납 등 제각각인 보험료 납입 기준을 1년으로 통일하기 때문에 신계약 창출 능력을 보다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 1분기 삼성생명의 건강보험 신계약 APE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건강보험 신계약 부진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건강보험 APE가 오히려 뒷걸음질하는 동안 종신보험 등 사망보장 APE는 큰 폭으로 늘었다. 1분기 삼성생명의 사망보장 신계약 APE는 386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2720억원) 대비 무려 42.0% 증가했다.


건강보험 APE는 줄어든 반면 사망보장 APE는 증가하면서 보험포트폴리오의 사망보장 의존도는 더욱 심화됐다. 1분기 삼성생명의 전체 신계약 APE 가운데 건강보험과 사망보장의 비중은 각각 16.3%, 50.5%로 나타났다. 1년 전 건강보험 25.5%, 사망보장 44.2%에서 사망보장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건강보험과 사망보험 모두 보장성보험에 속한다. 1분기에 비록 건강보험 신계약 APE는 감소했지만 사망보험은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에 전체 보장성보험 APE는 5110억원으로 1년 전(4290억원) 대비 19.2% 늘었다. 하지만 사망보험이 보장성보험 성장세를 이끈 탓에 보장성보험 신계약 CSM은 1년 전보다 소폭 줄었다. 올해 1분기 삼성생명의 보장성보험 신계약 CSM은 737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7630억원)와 비교해 3.3% 감소했다.


같은 보장성보험이지만 건강보험의 APE 대비 CSM 배수가 사망보험보다 더 높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의 APE 대비 CSM 배수는 215.6%에 이르지만 사망보험은 121.3%에 그친다. 건강보험과 사망보험을 통해 같은 규모의 보험료가 유입된다고 가정했을 때, 건강보험 판매에 따른 신계약 CSM 규모가 사망보험 대비 2배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생명이 건강보험 3위 목표를 내세우며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연금과 저축성보험 중심으로 전년동기대비 CSM이 증가하며 견조한 이익창출력을 보였다"면서도 "보장성보험의 경우 신계약 APE의 증가에도 CSM은 감소했는데 이는 건강보험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종신보험 위주의 성장 탓"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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