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주택, 부산MBC 2600억 매입잔금 연체
6월말 납부기한 못 지켜…고의 연체 시각도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17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시공능력평가 36위인 금강주택이 2000억원이 넘는 부산MBC 부지 매입을 위한 잔금을 치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브릿지론 금리가 워낙 높아 고의 연체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금강주택은 6월말이었던 잔금 납부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부산MBC 민락사옥 전경. 출처=부산MBC

앞서 부산MBC는 지난 2021년 '부산MBC 민락사옥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금강주택을 선정됐다. 당시 매각자문사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딜로이트 컨소시엄이 맡았다. 매각가는 3600억원으로 알려진다. 


부산MBC 민락사옥 부지는 부산 수영구 민락동 316-2 및 30-8에 위치해 있으며 규모는 4만3614㎡(1만3193평)다. 금강주택은 이곳을 허물고 최고 29층, 38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으로 재개발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MBC가 배포한 입찰안내서에 따르면 입찰에 참여한 자는 중도금 없이 계약금, 잔금을 지급하는 구조로만 제안이 가능했다. 이에 금강주택은 계약금 1000억원 및 명도(부산MBC 퇴거)시 잔금을 지급하는 매각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금강주택이 납부하지 못한 잔금은 26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금강주택이 잔금을 지급하지 못한 배경으로는 브릿지론 조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의로 미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부산 분양시장이 침체돼 있는 데다 연 12~20%에 달하는 브릿지론 이자를 낼 바에는 차라리 연체이자를 내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연체가 되면 계약금을 몰취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지만 최근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몰취하지 않고 잔금 납부를 유예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금강주택은 최근 자사가 소유한 강남파이낸스플라자(옛 삼성파이낸스빌딩)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금강주택은 지난 2018년 마스턴자산운용이 구성한 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강남파이낸스플라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해당 펀드 지분의 98.42%를 금강주택이 갖고 있다. 


최근 해당 이들 두 개의 딜 시점이 맞물리면서 금강주택이 부산MBC 잔금 납입을 위해 강남파이낸스플라자를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별도의 딜이라고 보는 시각이 강한 편이다. 


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산MBC 건과 강남파이낸스플라자 건은 별도"라며 "여러 상황으로 볼 때 금강주택이 어려워서 강남파이낸스플라자를 매물로 내놓은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강주택은 지난해 기준 약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건설업체다. 아파트 브랜드로 금강 펜테리움을 사용한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4348억원, 영업이익 185억원, 당기순이익 1033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 1조492억원, 영업익 1640억원, 순이익 953억원을 냈다.


금강주택 관계자는 "부산MBC 매입잔금은 2600억원 수준이 맞다"면서도 "미납 사실은 확인해주기 어려우며 사업은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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