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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기업, 지속성장 조언자 역할 중요"
유승창 KB증권 ECM 본부장 "우량기업 지속 발굴, 하반기 IPO 실적 반전 기대"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16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승창 KB증권 ECM 본부장. (사진=KB증권)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기업공개(IPO)는 회사가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공모가라는 지표를 통해 사업 성과를 인정받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상장 후 성장하지 못하면 IPO를 한 의미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실적을 쌓는 데 욕심내기보다 우량기업을 상장시켜 시장에서 사랑받는 증권사가 되겠다."


유승창 KB증권 주식발행시장(ECM) 본부장(상무)은 6일 딜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IPO 주관증권사는 회사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컨설턴트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인 기업들이 시장 참여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시장 점유율·매출증가율 중요…다양한 상장 통로 활용해야


유 본부장은 우량기업을 찾는 요소로 회사의 사업이 확장될 수 있는 총 시장 규모(TAM, Total Addressable Market)와 매출증가율을 꼽았다. 지금은 수익성(영업이익, 순이익 등)이 떨어지더라도 산업 내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고 매출도 꾸준히 늘면 높은 가치를 매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우량기업을 발굴한 뒤에는 적정 가치책정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유 본부장은 시장과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상장 통로를 다양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기업의 사업과 성장상태를 고려해 기업가치를 책정하면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견을 줄일 수 있고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어서다.


예컨대 매출증가율은 정체됐으나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기업은 '현금흐름 할인법(DCF)'으로 가치를 추정하는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상장이 유리하다. 반대로, 매출증가율은 양호하지만 당장의 현금창출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주가수익비율(PER), 에비타멀티플(EV/EBITDA) 등 비교가치 평가법으로 몸값을 책정하는 게 적합하다.


유 본부장은 증권사도 '컨설팅(조언)'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수수료 등 실적을 쌓는 데 급급하기보다 IPO 기업이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방향 설계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IPO를 종착점이 아닌 본격적인 성장 시작점으로 봐야 상장 후에도 가치를 지속해서 끌어올릴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본부장은 "공모가를 공격적으로 책정했다가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면 그 회사의 IPO는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지 않겠나"라며 "회사 사정을 고려해 상장 통로를 다변화하면 기업가치 책정 과정에서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에코아이·LS머트리얼즈 등 하반기 분위기 반전 '기대'

 

유승창 KB증권 ECM 본부장. (사진=KB증권)

유 본부장은 올해 초 KB증권의 IPO 업무를 담당하는 ECM 본부장으로 선임됐다. 리서치센터장이 기업금융(IB) 부문 수장으로 임명된 사례가 적어 주목받았다. 그는 지난 1999년 당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에 애널리스트로 입사한 후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운용본부장을 거쳐 2011년 KB증권으로 합류했다. 기업분석부장과 리서치센터장을 지냈다.


시장에서는 다소 파격적인 인사에 KB증권의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KB증권은 올 상반기 IPO 대표주관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준비하고 있던 딜 중 일부가 시장 침체 영향으로 연기된 영향이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더블유씨피(WCP) 등으로 '신흥강자' 입지에 오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KB증권은 하반기 IPO 딜 다수를 예고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중에서는 에코아이가 주목된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에코아이는 탄소 배출권 개발·투자, 배출권 거래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탄소 배출권 시장 성장과 함께 지난해 매출 600억원, 순이익 155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조만간 LS전선 자회사 LS머트리얼즈의 상장예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LS머트리얼즈 역시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 기대주로 꼽힌다. 이를 시작으로 내달에는 3~4개 기업의 상장예심을 청구하는 게 목표다. 단석산업(NH투자증권과 공동)을 비롯해 LG CNS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 IPO도 잠재 후보로 지목된다.


유 본부장은 "우량기업을 발굴하는 것과 좋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에는 큰 변화가 없고 리서치센터에서도 제안서 작성 등 관련 업무를 수행시 협업했다"며 "올 초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청구했던 기업들이 하반기 공모일정에 돌입하고 신규 딜도 진행할 예정인 만큼, 연말에는 리그테이블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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