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장마 기간이 길어지면서 수급불균형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와 급식업체 등 유통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상당한 타격을 받은 상태인데 대목인 추석까지 농수산물의 가격오름세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들의 지갑이 얼어붙어 피해가 눈덩이마냥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 까닭이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자료를 보면 지난 7일 기준 주요 농수산물 도매가격이 전월대비 최대 두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나리 4kg당 가격은 2만2882원으로 지난달 상순 평균인 7398원보다 209.3% 상승했다. 같은기간 가지 8kg당 가격은 4만757원으로 전월(1만3400원)보다 204.2% 증가했으며 애호박 20개당 가격은 4만2057원으로 1만6162원보다 160.2% 뛰었다.
배추의 경우 이 기간 가장 품질이 낮은 '하' 상품이 1포기당 1978원으로 98.5% 올랐고, 대파 1kg당 가격 역시 3736원으로 158%나 인상됐다. 이외 깻잎은 100속당 4만4511원으로 166.4%나 올랐고 ▲양배추(1포기) 49% ▲청상추(4kg) 135% ▲양파(1kg)도 45%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농수산물 가격에 민감한 대형마트의 판매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배추만 한정하더라도 이마트의 배추 1포기 판매가격은 3980원으로, 2주 전 3300원보다 21% 올랐다. 홈플러스도 지난달보다 1000원가량이 인상된 4290원까지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농수산물 가격 인상으로 급식업체도 비상이 걸렸다. A급식업체 관계자는 "엽채류를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청상추 등 기존 비축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선 상태"라면서 "급식 메뉴 가격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어 개편으로 단가를 맞추든지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B급식업체 관계자는 "급식메뉴는 이미 단가가 정해져 있다보니 당분간 손실을 내부적으로 감수해야한다"면서 "장마가 끝난다하더라도 여름계절에 맞춰 일조량이 높아지면 농수산물 작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므로 가격인상 흐름은 이달 말, 혹은 추석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밀키트와 가정간편식(HMR) 등 가공식품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게 유통업계의 전망이다. 연단위로 원재료 가격을 맺고 있어 변화폭이 제한적인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수산물을 사용하는 가정간편식 밀키트 등 가공식품의 경우는 연단위로 계약을 하고 있다 보니 당장의 가격변동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올해 수급불균형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많이 오르면 내년 재계약 때 반영되는 만큼 소비자가 인상 역시 내년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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