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20년째 리니지·미르…'차세대 리더·IP' 실종된 K게임
박관훈 기자
2026-10-16 07:00:00
⑧20~30대 종사자 81%인데 창업 의향은 14%…中은 새 IP 앞세워 글로벌 공략
이 기사는 2026-10-15 06: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세대에서 미래로, 게임 산업의 전환.png
韓中 게임산업 20년…엇갈린 성장 궤적. (그래픽=ChatGPT)

중국 자본이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국내 게임사의 경영권과 지식재산권(IP)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액토즈소프트에 이어 최근 위메이드 인수전에서도 차이나머니가 핵심 자금줄로 등장하면서 K게임의 IP와 사업 주도권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위메이드 인수구조와 자금 출처, 핵심 IP의 향방을 추적하고 국내 게임사의 중국 자본·사업 의존도와 자본 유입 이후의 변화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20년 전 한국의 ‘미르’와 ‘뮤’를 수입하던 중국은 이제 ‘원신’과 ‘명조’, ‘검은 신화: 오공’을 만들어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 반면 한국 게임산업의 중심에는 여전히 ‘리니지’와 ‘미르’, ‘뮤’가 자리하고 있다. K게임의 해외 진출을 이끌었던 1세대 창업자들도 대부분 50대에 접어들었지만 이들을 이을 새로운 기업과 대형 IP의 등장은 더디다. 중국 자본의 국내 게임산업 진출이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배경에는 외부 자본의 공세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충분히 키워내지 못한 국내 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중국 시장은 한국산 온라인게임을 들여와 서비스하며 성장했지만, 이제는 자체 개발한 게임으로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국내 게임산업은 기존 흥행 IP를 활용한 후속작과 장르 중심의 수익모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게임과 개발사가 등장하고 있지만, 1세대 창업자와 장수 IP가 형성한 산업 구도를 뒤바꿀 만큼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중국은 새 IP로 세계 시장 공략…K게임은 20년 전 흥행작 여전히 현역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게임산업은 지난 20여년간 한국 게임을 수입해 서비스하던 시장에서 자체 IP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개발 강국으로 성장했다. 호요버스의 ‘원신’과 쿠로게임즈의 ‘명조’, 게임사이언스의 ‘검은 신화: 오공’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개발사들이 새로운 세계관과 게임성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흥행작을 배출하면서 한·중 게임산업의 경쟁 구도도 달라졌다.


반면 국내 게임산업에서는 1990년대 후반 출시된 ‘리니지’와 2000년대 초반 등장한 ‘미르의 전설2’, ‘뮤 온라인’이 여전히 주요 기업의 핵심 IP로 활용되고 있다. 출시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후속작과 라이선스 사업, 해외 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장수 IP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기존 IP의 수명이 길어지는 동시에 새로운 IP가 꾸준히 등장한다면 기업의 경쟁력은 오히려 강해진다. 그러나 과거의 흥행작을 대체하거나 새로운 성장축을 형성할 IP가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면서 기존 IP에 대한 사업적 의존도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중국 자본 유입 논란의 중심에 선 위메이드가 대표적이다. 창업주 박관호 의장이 경영권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거래에서도 2000년대 초반 중국 시장에 진출한 ‘미르의 전설2’의 IP 라이선스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0년 넘은 게임 IP가 오늘날 기업의 경영권 거래와 중국 자본의 투자구조에서 중요한 자산으로 등장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새로운 성공 사례는 나왔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네오위즈의 ‘P의 거짓’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가 새로운 개발사와 창업자의 연속적인 등장, 산업 전반의 장르 다변화로 충분히 확산됐는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 회장(전 숭실대 교수)은 “제2의 IP가 나와줘야 하는데 우리는 20~30년 전에 가진 IP를 그대로 활용해왔다”며 “위메이드 역시 그 이상의 새로운 IP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는 동안 기술적 성장은 있었지만 IP 다양성 측면에서는 한국형 MMORPG·리니지라이크처럼 돈이 되는 방식에 고착됐다”고 덧붙였다.

◆1세대 창업자 여전히 중심…젊은 인력 81%에도 창업 의향 14%


새로운 IP를 만들어낼 차세대 창업자와 경영자의 등장도 더딘 모습이다. 국내 게임산업을 성장시킨 1세대 창업자들은 여전히 주요 게임사의 경영과 사업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1967년생)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1968년생)은 2026년 기준 각각 50대 후반이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1973년생)과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1972년생)은 50대 초중반,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1978년생)는 40대 후반이다.이들 다섯 명은 모두 국내 주요 게임사의 창업자이거나 성장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나이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이들을 이을 새로운 창업자와 개발자 출신 경영자의 계보가 두터워지지 않았다는 점은 국내 게임산업의 과제로 꼽힌다. 과거 김택진 대표와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방준혁 의장 등이 20~30대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던 것과 달리 최근 대형 게임사 구도에서는 이들을 이을 새로운 이름을 찾기 쉽지 않다.


김형태 대표가 시프트업을 창업해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를 흥행시킨 사례가 있지만 이를 산업 전반의 흐름으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위메이드는 창업주 박관호 의장이 보유 지분 전량을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오는 30일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다. 1세대 창업자의 경영권 지분이 내부 후계자나 차세대 경영진이 아닌 외부 인수자에게 이전된다는 점에서도 산업의 세대교체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젊은 개발인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게임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3000명 가운데 20대가 24.9%, 30대가 56.6%로 20~30대 비중이 81.5%에 달했다. 문제는 이들이 새로운 회사와 IP를 만들어 산업 전면으로 올라설 수 있는 구조다.


같은 조사에서 게임업계 창업 의향이 ‘높다’고 분류된 응답은 14.0%에 불과했다. 반면 다른 게임회사로 이직할 의향이 높다는 응답은 50.7%로, 직접 창업을 고려하는 비중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젊은 인력이 산업에 유입되고 있지만 새로운 기업을 만드는 데 적극적인 인력은 상대적으로 적은 셈이다.


이재홍 회장은 “1세대들은 치열하게 산업을 몸으로 다져왔지만 이후에는 이들이 만들어놓은 평탄한 길을 계속 걸으려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젊은 이용자는 '신선함' 찾는데…새로운 성공은 여전히 부족


게임 이용자들의 연령 구성과 수요를 살펴봐도 새로운 IP 개발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콘진원의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5년 게임 이용률은 10대 80.9%, 20대 69.8%, 30대 64.8%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에서도 게임 이용이 활발한 만큼 이들을 확보할 새로운 콘텐츠와 장르의 중요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소재와 표현 방식에 대한 수요도 확인된다. 해당 조사에서 인디게임 이용자들이 인디게임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게임 소재가 신선해서’로 55.7%를 차지했다. 인디게임 특유의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응답도 33.6%였다. 기존 대형 게임사들이 집중해온 장르와 수익모델 밖에서도 이용자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가 대형 흥행 IP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발 역량뿐 아니라 자금조달과 유통·마케팅 기반까지 갖춰야 한다. 대형 게임사들이 장수 IP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사이 신생 개발사와 인디게임은 새로운 IP를 시장에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국내 게임산업이 기존 흥행 공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MMORPG에서 여전히 상당한 매출이 나오기 때문에 기존 방식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기존 IP를 반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참신한 시도를 해야 하고 세대교체와 젊은 피 수혈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중소·인디게임 생태계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짚었다. 김 교수는 “대형 게임사는 자체적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준비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인디게임 생태계는 훨씬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래 게임의 원천기술과 콘텐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할 수 있는 연구개발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이나머니 막는다고 주도권 돌아올까…관건은 ‘새 IP 생산력’


중국 자본의 국내 게임산업 진출이 더욱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배경에도 이 같은 산업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의 인기 게임을 수입해 서비스하며 성장했지만 이제는 자체 IP와 개발 역량을 확보한 상태에서 한국 게임사의 지분과 경영권, 핵심 IP 사업에도 접근하고 있다.


김정태 교수는 “이제 중국이 한국 게임을 위협한다거나 한국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식으로 보는 단계는 지났다”며 “원신을 기점으로 이미 중국이 한국을 넘어섰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산업이 기존 대형사와 장수 IP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중국 자본의 유입을 제한하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되찾기는 어렵다. 반대로 새로운 개발사와 창업자, IP가 지속적으로 등장한다면 해외 자본은 새로운 성장의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핵심은 중국 자본의 유입 여부보다 국내 게임산업이 자체적인 개발 역량과 IP 생산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지난 20여년간 K게임은 PC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을 거치며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과거의 성공을 만든 1세대 이후 새로운 기업과 IP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배출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중국 자본이 K게임 곳곳에 파고드는 현상을 경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동력과 개발 경쟁력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홍 회장은 “중국 자본의 유입은 위기이면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국내 기업에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의 거대 자본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자본을 끌어들이더라도 우리의 IP와 기술, 인재를 지키면서 이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개발 역량을 빠르게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지금까지 양적인 성장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기술과 IP를 쌓아가는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게임사들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데, 한국 게임 산업은 어떤 상황이야?
중국은 자체 IP를 앞세워 '원신', '명조', '검은 신화: 오공' 같은 흥행작을 내놓으며 개발 강국으로 성장했어요. 반면 한국 게임 산업은 1990년대 후반의 '리니지', 2000년대 초반의 '미르의 전설2'와 '뮤 온라인' 같은 20년 넘은 장수 IP에 여전히 의존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요.
위메이드 경영권 매각 소식에 왜 중국 자본 이야기가 나오는 거야?
위메이드 창업주인 박관호 의장이 지분 전량을 매각하며 오는 30일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미르의 전설2' IP 라이선스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에요. 최근 중국 자본이 단순 투자를 넘어 국내 게임사의 경영권과 지식재산권(IP)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어요.
게임 업계에 젊은 인력은 많은데, 왜 새로운 기업이나 IP가 잘 안 나오는 거야?
1세대 창업자들이 여전히 경영을 주도하고 있고, 젊은 인력의 창업 의향이 낮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게임 종사자 중 20~30대 비중은 81.5%에 달하지만, 창업 의향이 높다고 답한 응답은 14.0%에 불과했고 이직 의향은 50.7%로 나타났어요. 또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1967년생)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1968년생)은 2026년 기준 50대 후반이며,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1973년생)과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1972년생)은 50대 초중반으로 1세대 창업자들이 산업의 중심을 맡고 있어요.
앞으로 K-게임이 살아남으려면 어떤 점이 중요할까?
중국 자본의 유입 여부보다 자체적인 개발 역량과 IP 생산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 회장은 “중국 자본의 유입은 위기이면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국내 기업에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의 거대 자본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어요. 이어 “중국 자본을 끌어들이더라도 우리의 IP와 기술, 인재를 지키면서 이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양적인 성장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기술과 IP를 쌓아가는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AI를 이용해 기사 본문을 질문·응답 구조로 재편성했습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