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무신사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상장예비심사 청구 직전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다. 상환청구권과 리픽싱(전환가 조정)이라는 하방 보호장치를 스스로 내려놓은 것으로 이들의 투자 성과는 향후 전적으로 공모가와 상장 후 주가에 좌우될 전망이다.
12일 무신사 법인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기존 RCPS 1종~3종(2차) 전 시리즈 3914만2300주가 전량 보통주로 전환됐다. 앞서 일부 물량이 보통주로 전환됐으며 예심 청구를 앞두고 잔여 물량에 대한 전환 작업도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등기부상 우선주 잔량은 없다.
RCPS는 투자자에게 보통주 전환권과 함께 일정 조건에서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주식이다. 무신사의 RCPS는 상환 가능성 때문에 회계상 금융부채로 분류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RCPS 관련 부채와 전환권 관련 파생상품부채를 합친 장부금액은 8499억원에 달했다.
보통주 전환이 완료되면서 RCPS에 부여됐던 상환권과 우선주로서의 권리는 사라지게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환을 통한 회수보다 향후 보통주를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카드를 손에 쥐게 된 셈이다. IPO 진행에 따라 공모가와 상장 후 주가가 FI의 투자성과를 좌우하는 구조다.
반대로 상장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RCPS 상태에서 활용할 수 있었던 상환권, 리픽싱 등 안전장치가 사라진 만큼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 경로가 막히면 FI의 엑시트 시점도 불확실해질 수 있다. 심사가 반려되거나 상장이 무기한 지연되면 상환청구도 하지 못하고 유동성 회수도 어려운 이중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된다.
예심을 통과하더라도 FI들의 엑시트 성과는 순수하게 공모가와 상장 후 주가에 연동된다. RCPS 종별 전환가는 1만1977원~1만5294원으로 사실상 이 금액이 FI들의 매입원가인 셈이다. 이를 단순 비교 기준으로 보면 공모가가 이보다 낮을 경우 투자원금 대비 손실 가능성이 생긴다.
무신사는 앞서 9월7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8조~1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FI들이 2023년 무신사에 투자할 당시 기업가치는 3조원대로 평가됐다. 단순 기업가치만 놓고 보면 10조원은 당시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무신사가 시장에서 10조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되면 FI는 대규모 투자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IPO가 무산되거나 공모가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에는 투자금 회수 시점과 수익률 모두 불확실해진다.
최근 장외시장에서는 무신사 기업가치가 약 4조원대 후반 수준으로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비상장주식 거래가격을 기업가치로 단순 환산한 수치인 만큼 IPO 공모가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장외가와 회사가 기대하는 IPO 밸류에이션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잡은 점도 변수다.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된 시점이 예심 청구 직전이라는 점에서 향후 보호예수(락업) 적용 여부와 매각 가능 시점도 FI의 엑시트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만약 거래소가 보호예수를 요구하고 락업 기간 중 주가가 하락하면 FI들의 수익은 그만큼 줄어든다. 락업 해제 후 보유 물량이 풀리면 주가 하락 압력이 더 거세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투자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RCPS 자체에 붙은 상환청구권이나 리픽싱 등 조건은 보통주로 전환되는 순간 자동으로 소멸한다"며 "다만 투자계약서나 주주간계약에 IPO 기한부 풋옵션, 동반매도권, 우선매수권 등이 포함됐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무신사 관계자는 "IPO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보니 보안 유지 등이 필요해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