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플랫폼과 제조·유통업의 장점을 함께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입점 브랜드 판매를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고객과 거래액을 늘리는 동시에 무신사 스탠다드 등 자체 브랜드와 직매입 사업으로 생산원가와 판매가격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통상 플랫폼은 성장성을, 제조·유통업은 수익성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만큼 무신사가 두 사업의 강점을 모두 입증할 수 있을지가 몸값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이달 7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코스피 입성 시점은 예심과 공모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다.
무신사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플랫폼과 브랜드 사업을 양대 축으로 IPO 스토리를 짜고 있다. 플랫폼이 가진 대규모 고객·브랜드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무신사 스탠다드 등 PB(자체상품)와 브랜드 유통 사업을 통해 생산원가와 판매가격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무신사의 매출 구성도 이미 바뀌고 있다. 연결 기준 제품매출 비중은 2022년 25.3%에서 지난해 30.8%, 올해 상반기 32.4%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수수료매출 비중은 42.6%에서 38.8%, 38.1%로 낮아졌다. 판매중개 수수료 매출도 늘고 있지만 자체 상품과 직매입 상품 판매가 더 빠르게 성장한 결과다.
무신사는 PB가 단순히 외형을 키우는 수단을 넘어 수익성을 관리할 수 있는 장치라고 보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를 비롯해 뷰티 PB 오드타입 등을 직접 전개하면 생산단가와 가격, 원가 경쟁력을 자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업인 플랫폼 관련 매출은 비중은 낮아지고 있어도 여전히 무신사의 가장 큰 매출원이다. 연결 기준 수수료매출은 2024년 4851억원에서 2025년 5689억원으로 17.3% 늘었다. 무신사는 2000만명(무신사와 29CM 합산 기준)이 넘는 회원 수를 기반으로 넷플릭스와 나이키 등 대형 고객사의 광고를 수주하면서 플랫폼 수익원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 다른 축인 브랜드 유통은 무신사가 크로스보더 역할을 하는 글로벌 플랫폼임을 증명하기 위해 키워야 하는 사업 영역이다. 무신사는 챔피언·잔스포츠 등 대중 브랜드부터 언더커버·Y-3 등 마니아층이 두터운 해외 브랜드를 직접 들여와 국내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반대로 국내 플랫폼에서 발굴한 K패션 인디 브랜드는 무신사만의 차별화된 상품 구색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를 국내로 들여오는 인바운드 유통과 K패션을 해외에 판매하는 아웃바운드 유통을 함께 키워 양방향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처럼 제조·유통사와 플랫폼 성격이 섞인 사업구조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은 변수다. 플랫폼은 재고 부담 없이 거래액과 입점 브랜드를 늘리며 비용 대비 높은 이익 성장을 기대할 수 있어 통상 높은 멀티플을 적용받는다. 반면 PB·직매입·오프라인 유통은 생산·재고·임차료·물류비 부담을 동반하는 만큼 매출 성장보다 원가율과 재고회전, 점포당 수익성 등이 기업가치의 핵심 잣대가 된다.
결국 무신사의 기업가치 산정은 ‘플랫폼이냐 제조·유통사냐’의 선택보다 두 사업이 서로의 비용과 성장 한계를 보완한다는 점을 설득하는데 달렸다는 업계 분석이다. 특히 플랫폼의 고객 데이터와 트래픽이 PB의 마케팅·판매 비용을 낮추고 PB와 브랜드 유통의 상품 경쟁력이 다시 플랫폼 유입과 구매 빈도를 높이는 선순환을 수치로 보여줘야 한다.
아직 이는 숫자로 증명되지 않았다. 무신사의 올해 상반기 기준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2.5% 늘었지만 판관비가 1219억원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589억원에서 523억원으로 11.2% 감소했다. 중국 합작법인 무신사 상하이는 약 116억원, 무신사 재팬은 약 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아직 무신사의 투자 성과가 충분한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데다 마땅한 비교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제조·유통업과 플랫폼 사업이 서로 상호보완하는 구조라는 것을 숫자로 증명하는 것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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