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가운데 조만호 총괄대표 개인사업과 연결된 주식담보대출이 최대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더 많은 무신사 지분이 개인사업을 위한 담보로 잡힌 가운데 세무조사 당국도 해당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무신사 측은 아직 상장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도한 우려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일각에선 상장 로드맵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총괄대표는 개인 부동산투자회사인 라펠의 차입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무신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조 대표가 담보로 내놓은 무신사 주식은 2024년 말 2478만4150주에서 2025년 말 2709만7500주로 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조 총괄대표가 보유한 무신사 주식은 1억 575만5900주로 지분율은 51.93%다. 이 가운데 라펠 차입금 담보로 묶인 주식 비중은 2024년 말 23.4%에서 2025년 말 25.6%로 약 2.2%포인트(p) 확대됐다.
조 대표가 가진 무신사 주식 네 주 가운데 한 주 이상이 개인회사 차입금에 담보로 제공된 셈이다. 담보권이 모두 실행된다고 가정하면 조 총괄대표의 지분율은 51.93%에서 약 38.6%로 낮아진다. 경영권 상실 수준은 아니지만 단독 과반 지배력이 깨질 수 있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 지분의 과도한 담보 설정이 IPO 심사 과정에서 경영권 안정성과 보호예수 측면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담보권이 실행되면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고 담보가 설정된 주식을 상장 이후 일정 기간 처분하지 못하도록 묶는 과정에서도 금융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모 과정에서 신주가 발행되거나 조 대표가 구주매출에 참여할 경우 지분율은 추가로 희석될 수도 있다.
특히 라펠이 주도하고 있는 한남동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이 본PF 전환에 성공한 이후에도 조 대표의 담보 주식이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라펠은 조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부동산투자회사다. 자회사 에프콧한남SPC와 손자회사 소요한남레지던스를 통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0번지 일대에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소요한남 바이 파르나스’를 개발하고 있다.
한남동 사업은 지난해 9월 4800억원 규모의 본PF 전환에 성공하며 기존 브리지론의 차환 위험에서 벗어났다. 그럼에도 라펠의 차입금과 조 대표가 담보로 제공한 무신사 주식은 오히려 늘었다. 라펠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2024년 말 1145억원에서 2025년 말 1551억원으로 406억원 증가했고 조 대표의 담보주식도 같은 기간 9.3% 확대됐다.
본PF 전환에도 라펠과 조 총괄대표, 무신사를 잇는 자금 연결고리는 약해지지 않고 오히려 강화된 셈이다. 한남동 사업의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면 라펠의 차입금 상환과 무신사 주식담보 해지도 늦어질 수 있다. 무신사 입장에서는 IPO를 앞두고 최대주주 지분이 개인 부동산사업의 자금조달에 더 많이 묶이면서 경영권 안정성과 상장 일정에 대한 부담도 커지게 됐다.
이 가운데 최근 국세청 특별세무조사까지 시작되며 라펠 관련 자금 흐름이 새로운 IPO 변수로 부상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21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 본사에 조사 인력을 보내 세무·회계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4국은 통상 정기조사보다 특정 탈루 혐의 등을 살펴보는 비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한다.
국세청의 구체적인 조사 대상과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조 대표와 개인회사 라펠 사이의 무신사 주식담보 제공과 자금거래, 라펠이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 등이 확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조 총괄대표는 2024년 개인 보유 무신사 주식 54만주를 주당 1만4000원에 라펠에 무상증여하기도 했다. 라펠은 2025년 보유하고 있던 무신사 주식 가운데 41만주를 매각했다.
무신사는 아직 상장 여부와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무조사를 당장 IPO 일정과 연결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무신사가 안정적으로 IPO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라펠 차입금을 상환하고 최대주주 지분에 설정된 담보권을 서둘러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아가 본PF 전환 이후에도 담보 주식이 증가한 만큼 구체적인 상환 재원과 질권 해지 시점을 제시할 수 있는지도 관건 중 하나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상장을 할지 그리고 시기를 언제로 할지도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예비심사 청구 검토 중으로 그 이후에 구체적으로 타당성을 따져볼 예정”이라며 “투자자들도 이 내용을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전 담보관계를 정리하겠다는 기존 계획이 여전히 유효한 지를 묻는 질문에는 “기존 계획은 유효하다”며 “지분 담보를 정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