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이 한국형 바이아웃 전략으로 승계 문제를 점찍었다. 기업 승계 이슈를 경영권 투자 기회로 보고 관련 매물을 발굴하는데 인수 후에는 과거 투자에서 검증된 전문경영인을 인수후통합(PMI) 과정에 투입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지난 6월 창업주 일가가 보유한 청호그룹 지분을 최대 100%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8월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번 거래는 창업주 일가의 지분 승계를 계기로 성사된 승계형 거래로 아시아 바이아웃 플랫폼인 칼라일 아시아파트너스가 자금을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칼라일은 앞서 기업 승계를 한국 시장의 주요 투자 기회로 주목해왔다. 높은 상속세와 창업주 고령화, 차세대의 기업 소유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을 배경으로 승계 거래와 기업분할, 상장폐지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관련 투자 기회를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에도 한국의 기업 승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투자 조직도 이에 맞춰 재정비했다. 칼라일은 올해 4월 정익수 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파트너를 칼라일 아시아파트너스 한국 대표로 영입했다. 정 대표는 국내 신규 바이아웃 투자 발굴과 집행을 맡고 있다. 기존 김종윤 대표는 한국 총괄대표로 주요 네트워크와 기존 포트폴리오 관리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바이아웃 투자 기회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현지 투자 인력을 재정비한 것이다.
청호그룹 인수 이후에는 과거 ADT캡스에서 손발을 맞췄던 경영진을 다시 불러들였다. 최진환 전 롯데렌탈 대표가 청호그룹 지주사 크리스탈홀딩스코리아 CEO 겸 그룹 총괄대표를 맡았고, 정창국 전 ADT캡스·에코비트 CFO와 정세형 전 ADT캡스·에코비트 CSO도 주요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과거 ADT캡스에서 함께 근무했던 CEO·CFO·CSO가 새로운 포트폴리오 기업에서 다시 결합한 셈이다.
청호그룹과 ADT캡스는 인수 이후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식에서 공통점이 있다. 칼라일은 ADT캡스 투자 당시 전문경영진과 함께 신제품 출시와 영업채널 확대, 서비스 운영 효율화 등을 추진했고 이를 운영 개선을 통한 대표적인 밸류업 사례로 평가해왔다. 이후에도 포트폴리오 기업을 맡길 수 있는 CEO와 CXO급 인재 네트워크를 한국 투자 역량의 하나로 강조해왔다. 청호그룹에서도 당시 손발을 맞췄던 경영진을 다시 기용하면서 ADT캡스에서 검증한 밸류업 방식을 적용할 구상이다.
칼라일은 최 대표를 아시아 자문팀 선임고문으로 선임해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규 투자 검토와 포트폴리오 기업의 가치 제고에도 참여하도록 했다. 과거 ADT캡스 투자 과정에서 최 대표의 시장 이해와 실행력을 직접 확인한 경험이 선임 배경으로 작용했다. 실제 최 대표는 SK브로드밴드에서 티브로드와의 합병법인 출범을 이끌고, 롯데렌탈에서는 자동차 자산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등 M&A 이후 통합과 사업 재편 경험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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