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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만 보이고 경쟁자는 안 보였다…씨티은행 '깜깜이 승계'
구예림 기자
2026-09-30 09:00:00
상시후보군 5명 관리에도 검증·압축 과정 비공개…단일 대주주 구조 영향 관측
이 기사는 2026-09-29 14:56:3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 본점 전경. 사진=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 본점 전경. (사진=한국씨티은행)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김경호 기업금융그룹 부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내정했지만 후보군과 구체적인 검증 과정은 비공개에 부쳤다. 상시후보군 가운데 실제 몇 명이 심사 대상에 올랐고 어떤 평가를 거쳐 김 후보로 압축됐는지는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최근 최고경영자(CEO) 승계 과정에서 후보군 압축과 검증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라고 주문한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다만 씨티은행은 씨티그룹이 사실상 지분 전량을 보유한 단일 대주주 체제라는 점에서 소유가 분산된 국내 금융지주와 지배구조가 다르다. 이 같은 차이가 CEO 승계 과정의 공개 수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경호 부행장을 차기 행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지난 7월30일 유명순 행장이 임기 종료에 맞춰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지 약 두 달 만이다. 김 후보는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다음달 27일 차기 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번 행장 인선은 씨티그룹의 글로벌 인사 체계와 한국씨티은행의 임추위 절차를 함께 거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씨티은행은 씨티그룹의 후계자 양성제도인 ‘핵심인재검토(Talent Review)’를 통해 은행장 승계를 위한 상시후보군을 발굴·육성하고 국내 임추위가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해 은행장 후보를 추천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장 상시후보군은 내부 인사 5명으로 구성됐다. 김 후보를 비롯해 엄지용 자금시장그룹장, 이주현 소비자금융·업무운영그룹장, 이관영 인사본부장, 김경미 리스크관리본부장 등이 상시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상시후보군은 실제 행장 교체 시점의 후보 명단과는 구분되며 임추위 의결을 거치면 외부 인사나 씨티그룹 글로벌 경영진도 후보에 추가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상시후보군이 실제 승계 과정에서 어떻게 좁혀졌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부 상시후보 가운데 몇 명이 실제 검증 대상에 올랐는지, 씨티그룹에서 별도로 추천한 후보가 있었는지, 임추위가 최종적으로 몇 명을 놓고 비교·평가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후보군이 어떤 단계를 거쳐 김 후보 한 명으로 압축됐는지도 외부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임추위 개최 일정 역시 당일에야 외부에 알려지는 등 선임 과정 전반에 공개된 정보는 제한적이었다.


현행 제도상 은행이 최종 후보 선임에 앞서 후보 명단을 외부에 공개해야 할 의무는 없다. 후보군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절차상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최근 금융당국이 CEO 승계 과정에서 문제로 지목한 부분과 씨티은행의 이번 인선 과정이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김 후보 추천을 일주일 앞둔 지난 15일 금융권 CEO 승계절차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불투명한 후보군 압축·검증 절차’를 지목했다. 후보군 선정부터 검증과 평가, 기록에 이르는 승계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후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CEO 선임절차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전에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및 자회사 CEO 승계절차의 미비점을 지적하며 자회사 임추위의 역할 강화를 지속적으로 주문해 왔다.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따른 폐쇄적 승계를 경계하고 후보 추천과 검증 절차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라는 취지다. 이에 맞춰 신한·하나 등 주요 금융지주는 승계 개시 시 은행 임추위에 후보군 정보를 공유하고 외부 평판 조회 및 검증 권한을 넓히는 등 승계 절차를 재정비 중이다.

한국씨티은행에서는 현재까지 이 같은 흐름에 맞춘 별도의 승계절차 개편 움직임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이 국내 소유분산 금융지주와는 다른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을 그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최근 당국의 문제 제기가 지배주주가 뚜렷하지 않은 금융지주와 그 자회사의 CEO 승계 과정에 상당 부분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을 자회사로 둔 국내 주요 금융지주는 지분이 다수 주주에게 분산돼 뚜렷한 지배주주가 없다. 이 때문에 현직 CEO나 이사회가 후계자 선정 과정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이를 견제할 주체가 뚜렷하지 않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이 상시후보군의 실질적인 관리와 후보 압축·검증 과정, 임추위 독립성을 강조하는 것도 경영진의 자기연임이나 폐쇄적인 승계구조가 고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한국씨티은행은 소유구조부터 다르다. 미국 씨티은행해외투자회사(COIC)가 지분 99.98%를 보유한 사실상 단일 대주주 체제다. 소유가 다수 주주에게 분산된 금융지주와 달리 지배주주가 경영진 선임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씨티그룹의 글로벌 인사관리 체계를 통해 경영진 후보를 장기간 발굴·관리한다는 점도 국내 금융지주와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소유분산 금융회사의 ‘참호 구축’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 최근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논리를 씨티은행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단일 대주주가 존재하는 만큼 지주 회장과 자회사 CEO 사이의 권한 배분이나 현직 경영진의 자기승계 가능성 등 국내 금융지주에서 제기되는 문제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단일 대주주 체제라는 점이 CEO 승계 과정의 투명성 문제와 무관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국내에서 은행업을 영위하는 시중은행이자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금융회사다. 후보 명단 자체를 공개할 의무가 없더라도 어떤 기준과 절차를 통해 후보를 검증하고 최종 후보를 선정했는지에 대한 설명 책임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특히 이번 인선에서는 내부 상시후보군 5명 가운데 누가 실제 후보로 검토됐는지조차 공개되지 않은 채 김 후보가 최종 후보로 등장했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인사체계와 단일 대주주의 주주권을 존중하면서도 국내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승계절차의 투명성과 설명 책임을 어느 수준까지 확보할지가 향후 지배구조 측면의 과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행장 후보군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차기 행장 후보는 누구고, 언제쯤 확정되는 거야?
김경호 기업금융그룹 부행장이 차기 행장 후보로 내정되었어요. 김 후보는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다음 달 27일에 차기 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에요.
후보를 뽑는 절차는 어떻게 돼? 작년에는 후보가 몇 명이었어?
씨티그룹의 후계자 양성제도인 ‘핵심인재검토(Talent Review)’를 통해 후보군을 발굴하고, 국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자격을 검증하여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지난해 말 기준 상시후보군은 김경호 부행장, 엄지용 자금시장그룹장, 이주현 소비자금융·업무운영그룹장, 이관영 인사본부장, 김경미 리스크관리본부장 등 내부 인사 5명이었어요.
이번 인선 과정이 왜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는 거야?
상시후보군 중에서 실제 몇 명이 검증 대상이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김경호 후보로 압축됐는지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개최 일정도 당일에야 알려지는 등 선임 과정 전반에 공개된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어요.
금융당국의 요구사항이나 씨티은행의 입장은 뭐야?
금융감독원은 CEO 승계 과정에서 후보군 압축과 검증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라고 주문해 왔어요. 씨티은행은 미국 씨티은행해외투자회사(COIC)가 지분 99.98%를 보유한 단일 대주주 체제라는 점에서 국내 금융지주와 지배구조가 다르다는 분석도 있어요. 이와 관련해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행장 후보군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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