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다. 최근 미국에서 한 달 새 관련 ETF 4종이 잇따라 등장할 정도로 MLCC가 AI 공급망의 주요 부품으로 부상한 가운데 삼성전기와 무라타제작소 등 주요 MLCC 업체를 집중 편입할 계획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자산운용은 내달 유가증권시장에 'KIWOOM 글로벌MLCC&AI기판TOP4+'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상장 절차를 고려하면 중순경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는데 현재 거래소에 ETF 코드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MLCC는 전자기기에 필요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작은 부품이다. 전압이 급격하게 변할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역할을 해 스마트폰과 PC는 물론 자동차, AI 데이터센터 서버에도 들어간다. 대표적인 MLCC 업체로 국내는 삼성전기와 일본은 무라타제작소, TDK, 타이요유덴 등이 있다.
최근 미국에서도 MLCC 관련 ETF가 잇따라 출시됐다. 지난달 PSOX(Tema ETFs)와 CAPA(Defiance)가 상장됐으며 이달에는 CCML(Roundhill Investments)과 MLCC(Global X)가 등장했다. 이들 상품은 삼성전기와 무라타제작소, TDK, 야게오 등 글로벌 MLCC 업체를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키움자산운용이 MLCC에 주목한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고사양 제품 수요 증가가 있다. GPU와 서버용 반도체 성능이 높아질수록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MLCC 수요도 늘어난다. 특히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용량·고신뢰성 MLCC는 일반 제품보다 제조 난도가 높아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리기 어렵다. 실제 주요 업체들은 AI용 고사양 제품으로 생산능력을 전환하면서 일반 제품에 투입할 수 있는 생산 여력까지 줄어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무라타제작소와 삼성전기, 타이요유덴의 수주 대비 출하(Book-to-Bill·BB) 비율은 각각 1.30배, 1.31배, 1.25배를 기록했다. 세 업체 모두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렌드포스는 AI 서버 플랫폼 교체와 클라우드 사업자의 자체 AI 반도체 주문 증가로 고사양 MLCC 수요가 확대되면서 하반기 공급 부족 위험이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주요 업체들의 실적에서도 수요 확대가 확인됐다. 삼성전기의 컴포넌트 사업부 2분기 매출은 1조64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일본 무라타제작소도 같은 기간 MLCC를 포함한 커패시터 사업 매출이 2825억엔(약 2조4224억원)으로 30% 늘었다.
키움자산운용은 MLCC 뿐만 아니라 AI 기판 관련 기업을 함께 담은 것이 특징이다. AI 기판은 AI 가속기와 서버용 반도체를 연결하는 고부가 패키지 기판으로, 편입 대상에는 LG이노텍, 두산, 대덕전자, 이수페타시스, 심텍 등이 포함됐다.
MLCC와 AI 기판은 모두 AI 데이터센터의 고성능 서버에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키움자산운용은 MLCC를 중심으로 AI 서버용 기판 업체를 함께 편입해 데이터센터 부품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이 상품은 삼성전기와 무라타제작소를 각각 25%씩, 총 50%가량 편입하는 구조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타이요유덴 등 주요 MLCC 업체를 포함해 상위 4개 종목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사이클은 아직 초입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하며, 관련 업체들의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업체들의 증설 계획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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