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핵심 저장장치 기업 두 곳에 비중을 50% 몰아 담은 압축 투자형 인공지능(AI) 메모리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다. 이번 상품은 지난 5월 NH아문디자산운용이 출시했던 상품과 유사해 양 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운용은 스토리지 시스템 및 데이터 운용 기업을 담아 차별화된 라인업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 AI메모리TOP2 플러스' ETF의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정식 상장될 예정이다. 해당 ETF는 Akros 미국 AI 메모리 TOP2 플러스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다. 이 지수는 미국 시장에 상장된 메모리 및 스토리지 산업 관련 기업 중 테마 관련성이 가장 높은 종목으로 구성됐다.
삼성운용은 최근 연산 능력(GPU) 중심이었던 AI 시장의 관점이 데이터를 저장하고 다루는 영역으로 확산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AI 모델이 고도화 될수록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양이 폭증하며 이를 고속 처리할 고성능 메모리와 대용량 저장장치(스토리지)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 같은 데이터 생태계 전환에 착안해 데이터 저장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ETF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KODEX 미국 AI메모리TOP2 플러스 ETF의 핵심 종목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대표주자인 마이크론과 낸드플래시·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전문 기업인 샌디스크다. 삼성운용은 이 두 종목에만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50%를 집중 투자하는 압축 전략을 취했다.
이와 함께 씨게이트, 웨스턴디지털 등 대표적인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업체들도 포트폴리오에 포함했다. HDD는 SSD 대비 속도는 느리지만 가성비가 높아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장기 데이터 보관에 필수적인 장치다. 아울러 저장장치 성능을 극대화하는 시스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련 기업까지 포함했다.
시장에서는 앞서 지난 5월 상장된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미국AI메모리반도체 TOP4+'와의 맞대결에 주목하고 있다. 두 상품 모두 마이크론, 샌디스크, 씨게이트, 웨스턴디지털 등을 주요 편입 종목으로 구성하는 등 유사한 상품으로 보여져서다.
다만 양 사간의 상품은 지수 설계와 밸류체인 확장 방향에서는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KODEX 상품의 경우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두 종목에 50%를 몰아주고 잔여 비중은 테마 점수와 시가총액을 결합해 스토리지 생태계의 판도 변화를 유연하게 반영하도록 설계했다. 반면 HANARO 상품은 상위 4개 종목(마이크론, 샌디스크, 씨게이트, 웨스턴디지털)에 약 15%씩 비교적 균등하게 분산 투자하는 방식이다.
밸류체인 확장 방향성도 뚜렷하게 갈린다. KODEX는 실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운용하는 스토리지 시스템 중심의 하류(Downstream) 확장을 지향하는 것과 달리 HANARO는 반도체 장비 및 패키징 기업 중심의 상류(Upstream) 시장에 집중했다.
한동훈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스토리지 시스템 및 데이터 운용 기업은 기존 국내 ETF 시장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차별화된 라인업으로 AI 반도체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전방 산업 설비투자(CAPEX) 주기에 민감한 장비 섹터와 달리 스토리지 영역은 데이터 축적이라는 누적적 변수의 영향을 받는 만큼 업황 변동성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안정적인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총 보수 측면에서는 HANARO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KODEX 미국 AI메모리TOP2 플러스의 총보수는 연 0.55%인 반해 HANARO 미국AI메모리반도체 TOP4+는 연 0.45%로 KODEX 대비 10bp(1bp=0.01% 포인트)가량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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