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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민 카이아 의장 "누가 발행하든, 원화코인 해외로 나르는 '레일' 될 것"
박관훈 기자
2026-09-28 07:00:00
⑥발행 대신 유통·결제 인프라 승부…라인 사용자 접점 앞세워 RWA·송금 연결
이 기사는 2026-09-27 06: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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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민 카이아DLT재단 의장. (사진=딜사이트)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을 넘어 결제·송금·정산의 새로운 인프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둘러싼 은행과 빅테크, 가상자산거래소 등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과 사업·수익구조, 실사용 가능성을 짚어보고, 혁신과 금융안정을 함께 담아낼 제도적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카이아가 한국 밖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쓰게 만들고, 외국 자금이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연동되는 중요한 레일(Rail)로 동작하도록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서상민 카이아(Kaia) DLT 재단 의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카이아가 맡고자 하는 역할을 ‘레일’에 빗댔다. 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든 이를 해외 사용자와 결제·투자처까지 연결하는 유통 인프라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에서는 그동안 발행 주체와 은행 중심 컨소시엄 구성 여부가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부각됐다. 카이아가 주목하는 것은 그다음 단계다. 코인이 발행된 뒤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도록 만들 것인가다. 스스로를 발행자가 아닌 ‘유통·결제 레이어’로 규정하는 이유다.


서 의장은 최근 딜사이트와 인터뷰에서 “법안을 만들고 라이선스를 줘서 발행자를 세웠는데 정작 쓰이지 않는 게 더 나쁜 상황”이라며 “한국은 선두주자가 아닌 만큼 만들고 나서 유통을 고민하면 더 늦어진다”고 말했다.


◆발행 대신 유통 택한 카이아…라인 등 ‘사용자 접점’ 승부


카이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기보다 유통 인프라를 자처하는 배경에는 ‘블록체인은 공통 인프라여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특정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가 되면 다른 발행사와 이해관계가 충돌해 범용 유통망으로 확장하는 데 오히려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서 의장은 “인프라가 직접 발행자가 되겠다고 나서면 유통 단계에서 충돌이 생길 수 있다”며 “공통으로 쓰일 수 있는 체인이자 유통 채널로 남는 것이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발행 규제의 직접 당사자가 되지 않고 여러 발행 주체와 연결될 수 있는 중립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이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하는 팀들과 사전 기술검증(PoC) 등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중립성만으로 수많은 블록체인 가운데 카이아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서 의장 역시 이를 인정했다. 카이아가 내세우는 첫 번째 차별점은 ‘한국 맞춤형’이다.


서 의장은 “해외 체인이 원화 시장을 중요하게 보더라도 한국을 위해 체인이나 정책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며 “우리는 여기가 중심인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필요한 기술·규제·유통 요건을 더 빠르게 맞춰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경쟁력은 사용자 접점이다.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지 않는 이상 카이아의 사업은 결국 발행사가 어떤 체인을 선택하느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카이아는 발행사가 카이아를 선택할 유인으로 ‘코인을 실제 사용자에게 연결할 수 있는 채널’을 내세운다.


서 의장은 라인을 비롯해 국내 카카오, 필리핀의 주요 전자지갑 사업자 등과의 협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당장 스테이블코인을 쓸 사람은 일반 사용자나 기관인데, 이들이 얼마나 익숙하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기존 강자와 정면으로 경쟁하기보다 이제 형성되기 시작한 아시아 각국의 로컬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도 이와 맞닿아 있다.


서 의장은 “트론은 초창기부터 테더와 협력해 USDT 유통을 집중적으 지원하며 성장했다”며 “우리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강자가 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체 온체인 지표(블록체인상 실거래량·활성 지갑 수 등 실사용 규모를 보여주는 수치) 역시 트론·리플·스텔라 등에 비해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대신 아시아 로컬 통화 스테이블코인은 시장 형성 초기인 만큼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서 의장이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한 것이 엔화 스테이블코인이다. 서 의장에 따르면 해당 엔화 스테이블코인은 지난해 10월 이더리움·폴리곤·아발란체에 먼저 출시됐고 카이아에는 올해 5월 네 번째로 올라왔다. 후발주자였지만 카이아에서의 이용 지표가 빠르게 늘어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일부 선행 체인 수준에 올라섰다는 게 서 의장의 설명이다.


그는 “모르는 환경에서 보는 스테이블코인과 라인 메신저 안에서 보는 스테이블코인은 신뢰와 사용성에서 차이가 난다”며 “이것이 라인의 강력한 힘”이라고 설명했다. 라인은 카이아의 거버넌스 멤버이자 파운더 중 하나다. 카이아는 라인이 일본·대만·태국 등 아시아에서 확보한 2억5000만명 이상의 이용자 기반을 잠재적인 유통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라인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라인이 일본·대만·태국에선 국민 메신저지만 모든 국가에서 쓰이는 건 아니다”라며 “어디는 메신저가, 어디는 전자지갑이, 어디는 다른 플랫폼이 강력한 만큼 국가별 채널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용자 접점을 실제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유니파이’다. 카이아는 지난 3월 라인넥스트와 함께 보관·전송·결제·예치·수익화 기능을 하나로 묶은 스테이블코인 슈퍼앱 ‘유니파이’를 선보였다. 현재는 라인 메신저 내 공식 계정을 통해 진입하는 구조다. 일본을 시작으로 메인 UI 진입과 대만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iOS 독립 앱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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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민 카이아DLT재단 의장이 카이아의 유통·결제 레이어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스테이블코인에 RWA 싣는다…인니서 먼저 쌓는 실전 경험


카이아가 스테이블코인과 함께 유통망에 올리려는 또 다른 축은 실물자산(RWA·Real World Asset)이다. 스테이블코인을 투자·결제 수단으로, RWA를 투자처로 연결해 하나의 온체인 자본시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카이아는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기업 코린도와 조인트벤처 형태로 선박금융 프로젝트 ‘갈락티카’를 운영하고 있다. 카이아 측에 따르면 지난 4월18일 마감 기준 2개 상품의 2차 판매분까지 모두 판매됐다.


섬나라인 인도네시아는 선박 물류 의존도가 높은 반면 선박금융 등 전통 금융 공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RWA 기반 금융을 적용할 여지가 크다는 게 카이아의 판단이다.


그랩과 파트너십을 맺은 포레스트 잘란과는 소상공인 대출·임금 선지급(가불) 시장에 토큰화를 접목하고 있다. 상점의 HR(인사관리) 시스템·출퇴근 정보 등으로 근로자 신용점수를 매겨 대출 자산을 토큰화하는 방식이다.


이들 사업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략과 만나는 지점은 투자자금의 이동과 정산이다.


서 의장은 “RWA를 토큰화하더라도 원금이나 수익을 회수할 때 통화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이 많이 쓰인다”며 “스테이블코인이 자본이자 돈의 표현이라면 그 투자처가 RWA이고, 둘을 잘 접목하는 것이 우리가 그리는 큰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인도네시아 투자처를 누가 알아보겠나. 좋은 상품이 있어도 몰라서 못 한다”며 “온체인 자본시장으로 가면 글로벌 투자처에 쉽게 접근하고 수익이 다시 환원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들어오면 향후 관련 규제 체계 안에서 한국의 자금을 해외 RWA 투자처와 연결하고, 반대로 해외 자금이 국내 투자상품에 접근하는 통로로 카이아를 활용하겠다는 게 장기적인 구상이다.


국내 저축은행·캐피탈 등 제2금융권의 대출채권 역시 향후 관련 법·제도와 투자자 보호 체계가 갖춰질 경우 토큰화가 적용될 수 있는 영역으로 꼽았다.


서 의장은 “리스크 분석과 투자자 보호 체계가 갖춰진다는 전제”라며 “국내 토큰증권(STO) 제도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 제2금융권 자본과 시장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국내에서는 못 하다 보니 해외에서 미리 사례를 쌓고 있다”고 부연했다.


◆송금 PoC로 ‘레일’ 검증…상용화 마지막 변수는 제도


카이아가 그리고 있는 유통망의 또 다른 핵심 축은 국경 간 송금이다. 카이아는 시중은행·파트너사와 해외 송금 PoC를 진행하며 블록체인 기반 송금의 비용과 처리시간을 시험했다.


카이아 측이 PoC에서 적용한 비교 기준에 따르면 10만원 송금 시 비용은 약 9600원에서 1250원 미만으로 약 87% 줄었고, 1~3영업일 걸리던 송금 시간은 3분 이내로 단축됐다.


과거 서 의장은 대형 은행 수준의 거래량을 처리할 수 있는 정산 안정성 검증과 글로벌 금융 메시징 표준인 ‘ISO 20022’ 구현 등을 상용화 과제로 꼽았다. 당초 목표로 제시했던 시점은 내년 상반기였다.


서 의장은 국내 제도화 일정이 늦어지면서 상용화 시점 역시 뒤로 밀릴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는 법안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가정 하의 목표였다”며 “법제화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어 국내 상용화는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어 제도만 갖춰지면 큰 문제가 없다”며 “법안이 오래 걸린다면 샌드박스로라도 길을 열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국경 간 송금을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려면 국내 스테이블코인 법제뿐 아니라 상대국의 외환·자금이동·자금세탁방지(AML) 규제와 현지 통화로 전환할 수 있는 인프라 확보도 필요하다. 카이아가 국내 제도화만 기다리지 않고 해외에서 먼저 실증 사례를 확보하려는 이유다.


서 의장은 인터뷰 전날 일본에서 송금 라이선스를 보유한 전통 금융사 대표와 만났다며 “비용 최적화와 정산 시간 단축을 위해 스테이블코인 접목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제도 일정 때문에 해외에서 먼저 사례를 만들어 국내에 소개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별 사업 진행 단계는 차이가 있다. 카이아는 인도네시아에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카이아 네트워크와 FX 인프라를 통해 실거래로 연결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필리핀·태국에서는 샌드박스 단계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만·홍콩에서는 스탠다드차타드와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서 의장의 설명이다.


카이아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단순한 해외송금 서비스가 아니다. 원화 표시 디지털자산을 해외 결제·투자 자금과 연결하는 인프라를 선점하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 카이아가 그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유통 지도를 한 문장으로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서 의장은 ‘원화의 국제 경쟁력 제고’라고 답했다.


서 의장은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만 쓰이면 원화 경쟁력을 끌어올리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 환급 과정에 엔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사례로 들며 “그렇게 받으면 쓸 수밖에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저희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은 원화의 국제 경쟁력을 올리는 데 카이아라는 유통 채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라며 “카이아가 한국 밖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쓰게 만들고, 외국 자금이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연동되는 중요한 레일로 동작하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상민 의장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에서 학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부터 SK플래닛에서 대규모 분산 시스템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2018년 7월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의 플랫폼 부문 총괄로 합류하며 클레이튼(Klaytn) 블록체인 개발을 주도했다. 2022년 싱가포르 클레이튼 재단 대표를 거쳐, 2024년 클레이튼과 라인의 핀시아(Finschia)가 통합해 출범한 카이아 DLT 재단의 초대 의장으로 선임됐다. 2018년 클레이튼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 카이아까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개발자 출신 경영자다. 카이아는 싱가포르 본부를 중심으로 한국·일본·동남아 등 10개국에서 50여명의 글로벌 팀을 운영하고 있다.

카이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맡으려는 역할은 뭐야?
카이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기보다는, 이를 해외 사용자와 결제·투자처까지 연결하는 '유통·결제 레이어(Rail)' 역할을 맡으려 해요. 특정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가 되면 다른 발행사와 이해관계가 충돌해 범용 유통망으로 확장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중립성을 확보하여 공통 인프라로 남겠다는 전략이에요.
다른 블록체인과 비교했을 때 카이아만의 차별점은 뭐야?
크게 두 가지 강점을 가지고 있어요. 우선 한국 시장에 맞춰 기술과 규제, 유통 요건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또한, 라인(LINE)을 비롯해 카카오, 필리핀의 주요 전자지갑 사업자 등과 협력하여 확보한 사용자 접점이 강점이에요. 특히 라인은 일본·대만·태국 등 아시아에서 2억 5,000만 명 이상의 이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요.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RWA)을 어떻게 연결하고, 송금 서비스 성과는 어때?
스테이블코인을 투자·결제 수단으로, 실물자산(RWA)을 투자처로 연결하는 구상을 하고 있어요. 인도네시아에서 코린도와 선박금융 프로젝트 '갈락티카'를 운영 중이며, 필리핀에서는 소상공인 대출 시장에 토큰화를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해외 송금 PoC 결과, 10만 원 송금 시 비용은 약 9,600원→1,250원 미만으로 약 87% 줄었고, 송금 시간은 1~3영업일에서 3분 이내로 단축되는 성과를 확인했어요.
상용화에 있어서 가장 큰 변수는 무엇이고, 최종적인 목표는 뭐야?
국내 법제화 일정이 가장 큰 변수예요. 당초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했으나, 법안 진행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국내 상용화 시점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어요. 서상민 의장은 카이아의 궁극적인 목표를 '원화의 국제 경쟁력 제고'라고 정의하며, "카이아가 한국 밖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쓰게 만들고, 외국 자금이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연동되는 중요한 레일로 동작하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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