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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권도 안 정해졌는데…원화코인 '짝짓기' 벌써 시작
조은지 기자
2026-09-04 07:00:00
②네이버·두나무·하나·삼성 연결…카카오·KB·토스도 생태계 구축 경쟁
이 기사는 2026-09-03 07:3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을 넘어 결제·송금·정산의 새로운 인프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둘러싼 은행과 빅테크, 가상자산거래소 등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과 사업·수익구조, 실사용 가능성을 짚어보고, 혁신과 금융안정을 함께 담아낼 제도적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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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ChatGPT)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발행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시장에서는 이미 '팀 짜기'가 시작됐다. 은행과 빅테크, 가상자산거래소는 물론 카드·증권사까지 지분투자와 사업 제휴를 통해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부터 거래·유통, 실제 결제처까지 어느 한 회사도 모든 퍼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제도화 이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그만큼 빨라지는 모습이다. 은행은 금융 인프라와 신뢰를, 빅테크는 이용자와 결제처를, 거래소는 블록체인 기술과 유통망을 갖고 있다. 카드·증권사까지 각각 결제망과 금융상품이라는 무기를 들고 뛰어들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경쟁은 단순한 '발행권 싸움'을 넘어 누가 먼저 완성된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의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3일 금융권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구체적으로 연결고리가 형성된 곳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를 중심으로 한 축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두나무와 100%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했고, 하나은행은 지난 5월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32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여기에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도 같은 달 두나무 지분 4%를 총 6128억원에 확보하기로 하면서 두나무를 매개로 빅테크와 은행, 증권·카드·IT업체가 잇달아 연결되고 있다.


◆두나무로 모이는 네이버·하나·삼성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식교환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하나은행이 확보한 두나무 지분도 네이버파이낸셜 주식으로 전환된다. 하나은행이 취득한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는 교환비율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 주식 약 580만주로 바뀌는 구조다. 플랫폼과 거래소, 은행의 관계가 단순 사업협력을 넘어 자본관계로 연결되는 셈이다.


이 조합의 강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부터 유통·사용까지 필요한 기능을 폭넓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이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수탁을 맡고, 두나무가 블록체인 기술과 업비트의 거래·유통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와 커머스 생태계를 활용해 실제 결제처와 이용자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


하나금융의 다른 계열사까지 가세하면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하나증권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토큰화 실물자산(RWA)이나 금융투자상품 거래와 연결하고, 하나카드는 가맹점 결제와 정산을 담당할 수 있다. 발행한 코인이 거래소 안에 머무르지 않고 쇼핑과 금융상품 거래, 해외송금 등으로 이동한 뒤 다시 원화로 환류되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 계열사의 두나무 지분투자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삼성증권과 삼성SDS, 삼성카드는 지난 5월 두나무 지분 4%를 총 6128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증권이 2%, 삼성SDS와 삼성카드가 각각 1%를 확보하는 구조다. 삼성 측은 이를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디지털자산 관련 신규 사업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지분투자'라고 명시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범주가 확대될 가능성도 투자 배경으로 제시했다.


역할도 비교적 구체적이다. 삼성증권은 두나무와 토큰증권 발행·유통과 가상자산 서비스 등에서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삼성SDS는 자체 IT·AI·클라우드·보안 기술과 두나무의 블록체인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디지털금융 인프라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삼성금융 통합앱 '모니모' 등에서 디지털자산 결제를 지원하는 유통 생태계 구축을 두나무와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두나무 역시 삼성 계열사와 블록체인 기반 금융투자상품 개발·유통과 결제 인프라 구축 등에 협력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에 이어 삼성 계열사까지 지분투자로 두나무와 연결되면서 두나무가 전통 금융과 빅테크, 결제·IT 사업자를 잇는 핵심 연결고리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아직 하나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으로 역할 분담이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식교환 절차가 남아 있는 데다 발행 주체와 컨소시엄 지분요건 등 제도적 틀도 정해지지 않았다. 제도 설계에 따라 각 참여사의 역할과 지분구조가 달라질 여지는 남아 있다.

◆카카오 '슈퍼월렛'…은행·서클까지 연대


두나무를 중심으로 여러 사업자가 연결되고 있다면 카카오는 자체 플랫폼 생태계를 중심으로 국내 금융사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사업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를 결합한 '슈퍼월렛' 구상이 대표적이다. 카카오가 이용자 접점과 디지털지갑을 제공하고 카카오페이가 결제·정산을, 카카오뱅크가 발행과 예치금 관리·수탁 등 금융 인프라를 담당하는 구조다.


카카오페이는 약 4000만명의 이용자를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일상 결제와 투자에 활용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 내부 계열사만으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부 금융회사와의 연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주요 시중은행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한 데 이어 지난 7월 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공동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클의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결제·정산 경험을 활용해 국내 결제를 넘어 국가 간 송금과 해외 플랫폼 결제까지 연결하려는 포석이다.


네이버·두나무 축이 거래소의 유통망과 금융회사·플랫폼을 자본관계로 연결하고 있다면 카카오는 자체 플랫폼과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국내 은행과 글로벌 사업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KB·토스도 제3의 연합 구축


KB금융과 토스를 중심으로 한 제3의 연합도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 등 금융 인프라를 맡고 토스가 플랫폼을 통한 유통과 송금·결제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두나무와 카카오 중심 생태계에 맞설 또 하나의 축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여기에 KB국민은행과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계약을 맺은 빗썸까지 합류하면 은행·핀테크·거래소로 이어지는 유통망도 완성할 수 있다. 빗썸이 가상자산 거래·유통망을 제공하고 토스가 이용자와 결제·송금 접점을 담당하는 구조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각 연합이 어떤 형태로 최종 지분 구조와 역할 분담을 확정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특히 디지털자산 관련 법제화 과정에서 발행 자격과 은행 지분요건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컨소시엄의 주도권과 참여사 간 역할도 달라질 전망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합종연횡이 계속되는 것은 어느 한 업권도 혼자서 완성된 생태계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은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 등 금융 인프라와 신뢰에서 강점을 갖지만 이용자 접점과 블록체인 유통망에서는 빅테크·거래소의 협력이 필요하다. 반대로 빅테크와 거래소는 이용자와 기술·유통망을 확보했지만 발행과 자산관리에서는 제도권 금융사의 역할이 필요하다. 여기에 카드사는 가맹점과 결제망, 증권사는 RWA와 금융상품이라는 또 다른 접점을 갖고 있다.


결국 원화 스테이블코인 경쟁의 승패는 '누가 먼저 코인을 발행하느냐'보다 발행한 코인이 어디에서 거래되고 결제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은행의 금융 인프라와 거래소의 블록체인·유통망, 플랫폼의 이용자, 카드사의 결제망 등 각자의 강점을 얼마나 빠르게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내느냐가 초기 시장의 주도권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직 발행 자격과 컨소시엄 지분요건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이 법보다 먼저 '짝짓기'에 나선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만으로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준비자산 관리와 수탁, 거래, 결제처 확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법제화 과정에서 발행 자격과 컨소시엄 지분 요건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현재의 연합 구도도 다시 재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권도 아직 안 정해졌다는데, 기업들이 벌써부터 '짝짓기'를 시작했다는 게 무슨 뜻이야?
한 회사가 발행부터 유통, 결제까지 모든 기능을 다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이 서로 협력하고 있는 거예요. 은행은 금융 인프라와 신뢰를, 빅테크는 이용자와 결제처를, 거래소는 블록체인 기술과 유통망을 각각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며 완성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분투자나 사업 제휴를 맺고 있는 상황이에요.
두나무를 중심으로 네이버, 하나은행, 삼성 계열사들이 얽혀 있다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야?
두나무를 매개로 빅테크와 은행, 증권, IT 업체들이 자본 관계로 연결되고 있어요.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와 100%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했고, 하나은행은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32억원에 취득하기로 했어요. 삼성증권(2%), 삼성SDS(1%), 삼성카드가 각각 두나무 지분 1%씩, 총 4%를 6128억원에 확보하기로 했고요. 하나은행이 취득한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는 교환비율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 주식 약 580만주로 바뀔 예정이에요.
카카오나 KB금융 쪽은 어떤 식으로 생태계를 만들려고 해?
카카오는 자체 플랫폼과 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자와 연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고, KB금융은 토스 및 빗썸과 연합을 구축하고 있어요. 카카오는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가 협력하는 '슈퍼월렛' 구상을 추진 중이며, 지난 7월에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과 업무협약을 맺었어요. KB금융 쪽은 KB국민은행이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를 맡고, 토스가 유통과 송금·결제를 담당하며, 빗썸이 가상자산 거래·유통망을 제공하는 구조예요.
앞으로 이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주의 깊게 봐야 할 점은 뭐야?
디지털자산 관련 법제화 과정에서 발행 자격과 은행 지분 요건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시장의 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어요.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만으로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준비자산 관리와 수탁, 거래, 결제처 확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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