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지난달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전세시장과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비거주·고가주택의 세 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실거주로 전환할 경우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어서다. 또 보유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세 부담이 커지는 일반 주택 대신 정비사업으로 투자처를 옮기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호용 세무법인 화담 대표세무사는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자본시장 전문 미디어 딜사이트가 개최한 ‘2026 부동산개발포럼’에서 ‘재건축 재개발 사업성 확보를 위한 분양가와 세제 이슈’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세무사는 이날 지난 8월 3일 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의 주요 변화를 설명하고, 세제 개편이 주택 보유자의 행동과 전세시장, 정비사업 투자수요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정부의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은 실거주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한편 비거주·고가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양도소득세는 거주기간의 중요성을 높이고, 종합부동산세는 거주 여부와 주택가액을 과세에 보다 강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뀐다.
핵심은 주택을 얼마나 오래 보유했는지보다 실제로 얼마나 거주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는 점이다. 1가구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는 2028년부터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율을 낮추고 거주기간에 따른 공제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를 없애고 거주기간에 따른 공제만 적용한다.
종부세도 거주 여부와 주택가액을 중심으로 개편된다. 1가구 1주택자가 거주하는 경우 기본공제는 기존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되지만, 비거주 주택은 9억원으로 축소된다. 다주택자 등은 기존 9억원의 기본공제 가운데 4억원을 일괄 적용하고, 나머지 5억원은 거주주택의 가액 비중에 따라 공제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세율 역시 주택 수를 기준으로 한 중과 체계에서 주택가액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김 세무사는 투자자들은 단순히 보유 주택 수뿐 아니라 주택 가격과 실거주 여부까지 고려해 투자 전략을 짤 것이라고 봤다.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하는 전략뿐 아니라 고가주택 한 채를 보유하는 경우에도 주택가액과 거주 여부에 따른 세 부담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세제 개편이 전세시장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임대 목적으로 보유하던 주택이 실거주로 전환되면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김 세무사는 “실거주를 유도하는 세제가 정착되면 전셋값을 어떻게 안정시킬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경우 투자자들이 일반 주택 대신 정비사업으로 투자처를 옮길 가능성을 주목했다. 일반 주택을 직접 보유할 때 발생하는 보유세 부담을 고려해 시세차익을 기대하면서도 보유 과정에서의 세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는 투자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사업 과정에서 주택이 멸실되는 등 일반적인 주택 보유와 세금 적용 방식에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보유세 부담을 고려하는 투자자에게 정비사업이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김 세무사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주택 투자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과거에는 주택을 얼마나 보유하고 향후 얼마나 오를지를 중심으로 투자 판단을 했지만 앞으로는 주택가액과 실거주 여부, 보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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