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엔도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 주관 경쟁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후보군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린 유진투자증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현재 진행 중인 빅웨이브로보틱스 상장 주관에서 실무진의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증권신고서를 허술하게 작성하고 금융당국과의 소통에 실패하는 등 각종 잡음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엔도로보틱스는 금주 내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구술심사(PT)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4개 하우스가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눈길을 끄는 이름은 유진투자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지난해 리그테이블에서 나란히 1위부터 3위를 석권한 강호이지만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까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2021년 에스앤디 상장 이후 작년까지는 대표 주관 실적이 전무했다. 올해 들어서야 대표 주관사를 맡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이 최종 후보까지 남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로봇 섹터 위주의 트랙레코드가 꼽힌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코스모로보틱스의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빅웨이브로보틱스의 대표 주관사로 상장을 주도하고 있다. 케이엔로보틱스, 영창로보틱스 등의 대표 주관사 자리도 따냈다.
전략적으로 전문성을 내세웠다는 해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로봇 섹터 애널리스트인 양승윤 연구원을 PT 현장에 전격 투입하고 상장 후 리서치 팔로우업도 약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관계자는 “애널리스트가 PT에 동행하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유진투자증권은 아예 전면에 내세우고 적극적인 지원까지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실제 주관 역량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유진투자증권의 IPO 인력에서 실무를 경험한 인원은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을 이끄는 유장훈 기업금융본부장은 삼성증권 출신으로 IPO 영역에서 경력을 쌓았다. 실무진 중 상당수는 다른 IB 분야에서 넘어오거나 아예 증권사가 아닌 다른 업종에서 이직하면서 IPO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본부의 외형을 키우는 데만 집중하면서 맨파워가 중요한 영역인데도 내실을 챙기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웨이브로보틱스 딜이 이런 의구심에 힘을 싣는다. 유진투자증권은 대표 주관사를 맡아 상장을 주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미숙함을 노출했다. IB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이 증권신고서 작성부터 한국거래소와의 협의, 금융감독원과의 소통 등 전체 업무를 도맡았다”며 “대표 주관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공동 주관사의 도움도 거절했는데 만약 협조했다면 실수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증권신고서에서 허점이 다수 발견됐다. 최초 증권신고서의 요약연결재무정보 표에는 지난해 연간 재무제표 감사의견을 ‘삼일회계법인(적정)’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동일 문서의 재무제표 원표에는 동일한 기간을 ‘검토받지 않은 재무제표’라고 명시했다. 요약과 본문을 어긋나게 기재한 것이다. 이 부분은 1차 정정에서야 ‘감사받지 아니한 재무제표’로 바로잡혔다.
비교기업 선정에 관한 내용에서도 비슷한 표기 오류를 찾을 수 있다. 최초 증권신고서는 비교기업 선정 단계를 설명하며 ‘2차 비교기업으로 선정된 15개 회사’라고 서술했는데, 15개 기업으로 좁혀진 건 2차(사업유사성)가 아닌 3차(재무유사성) 단계였다. 또 3차 정정 신고서에서는 비교기업 스크리닝 표에서 로봇 자동화 기업 NPX의 사업 설명이 교육기업 유비온과 동일하게 기재되는 일도 있었다.
증권신고서의 기재 오류는 사소하지만 신뢰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꼽힌다. 투자자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발행사를 파악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평가다.
빅웨이브로보틱스가 금감원으로부터 두 차례의 정정 요구를 받는 과정에서도 유진투자증권의 대응이 서툴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진투자증권이 금감원의 1차 정정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탓에 2차 정정 요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감원은 2차 정정을 요구하면서 1차 정정 요구 당시 문제 삼았던 비교기업의 선정, 희망 공모가액 산출 등의 항목을 재차 지적했다. 금감원이 물밑 소통을 통해 자진 정정하도록 하는 대신 정정 요구를 했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신호로 여겨진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결국 희망 공모가액을 하향 조정했다. 최초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2만2000원~2만7000원이었는데, 3차 정정에서는 2만원~2만4000원으로 낮아졌다. 이어 6차 정정에서는 1만5000원~1만8000원까지 내려갔다. 시장에서는 최초 제시했던 공모가 산정 근거 자체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정정을 거듭할수록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관사의 역량 부족이 발행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엔도로보틱스의 주관 경쟁에서 유진투자증권이 맨데이트를 따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에도 로봇 상장 주관에 대한 트랙레코드와 전문성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빅웨이브로보틱스 딜에서 불거진 의구심을 해소하는 게 선결 과제로 꼽힌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