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빅웨이브로보틱스 뻥튀기 공모가 논란과 금융감독원의 두 차례 정정 요구가 기업공개(IPO) 실무 경험이 부족한 유진투자증권의 무리수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복된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수요예측을 앞두고서도 흥행 전망에는 암운이 드리워졌다는 평가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빅웨이브로보틱스는 희망 공모가액은 종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공모 일정은 순연하는 정정 신고서를 지난 주말께 제출했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2만4000원이고, 내달 4~10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가를 확정한 후 13~14일 양일간 일반투자자로부터 청약을 받는 일정이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최초 제출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이중 두 번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5월19일 1차 정정을 요구했고, 빅웨이브로보틱스는 나흘만인 5월22일 신고서를 제출했다. 전환사채(CB) 발행, 유상증자 결정 등 결격 사유가 발생한 기업을 피어그룹에서 제외하는 선에서 수정이 이뤄졌다. 그러나 금감원이 6월16일 2차 정정을 요구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의 미흡한 대응이 2차 정정 요구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이 1차 정정 요구 당시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할지 명확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유진투자증권이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감원은 2차 정정을 요구하면서 1차 정정 요구 당시 문제 삼았던 비교기업의 선정, 희망 공모가액 산출 등 항목을 재차 지적했다.
IB 관계자는 “금감원이 물밑 소통을 통해 자진 정정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정정 명령을 내렸다는 자체가 강한 시그널”이라며 “유진투자증권이 다소 급하게 신고서를 정정하면서 지적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그 결과 금감원이 다시 정정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유진투자증권이 금감원과의 소통을 전담하고 있는 구조인데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원활한 조율에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들어서 IPO 본부 인력을 30명 이상으로 확충하고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지만, 실무진의 상장 주관 경험은 많지 않다. 올해 초 NH투자증권과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은 코스모로보틱스 전까지는 2021년 에스앤디 상장을 주도한 것이 마지막 대표 주관 이력이다. 공동 주관 역시 2024년 씨메스로보틱스 이외에는 눈에 띄는 실적이 없다는 지적이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 상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수년간 개점휴업 상태였던 셈이다.
유진의 내부조직을 이끄는 인물은 유장훈 기업금융본부장이다. 유 본부장은 삼성증권 출신으로 2023년 6월 둥지를 옮겼다. 2025년 IPO실장에서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승진했고 하우스는 IPO 역량 강화를 위해 유 본부장을 발탁하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장훈 본부장 입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시급한 상황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그런 유진투자증권이 확보한 몇 안 되는 단독 대표주관 딜이다. 이런 이유에서 업계에서는 이 하우스가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무리하게 단독 대응을 고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금감원과의 마찰이 발생한 후 공동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유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B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매년 리그테이블 상위를 차지할 정도로 트랙레코드가 탄탄한 하우스”라며 “비록 대표 주관사와 공동 주관사로 역할이 나뉘어져 있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았다면 경험 부족을 메울 수 있었을 것인데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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