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빅웨이브로보틱스가 피지컬AI 열풍에 힘입어 상장공모 투자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대표 주관사가 경험이 전혀 없는 유진투자증권이라는 점이 오히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표 주관이력이 없는 하우스가 성장성 특례 상장 제도의 결격 사유에 걸리지 않아 역량과 무관하게 주관사 자리를 따냈다는 지적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빅웨이브로보틱스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관사를 미래에셋증권에서 유진증권으로 교체했다. 당초 경험 많은 대형사인 미래에셋증권이 단독으로 맡아 사전 작업을 진행하다가 결격사유 문제가 내부적으로 제기되자 유진증권이 어부지리로 합류해 대표 주관사를 맡게 된 것이라. 현재는 유진투자증권이 대표, 미래에셋이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유진은 빅웨이브로보틱스가 상장 트랙으로 성장성 특례를 선택하면서 주관사 타이틀을 얻게 됐다. 성장성 추천 방식은 주관사가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기업을 추천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제도다. 성장성 특례는 기술평가 특례와 달리 평가기관 검증이 의무가 아니다. 주관사 역할이 크기 때문에 자격 요건이 까다롭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어떤 주관사가 상장시킨 기업이 2년 내 관리종목 지정을 받거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 해당 증권사는 상장일로부터 3년 동안 성장성 추천을 통한 상장 주관을 할 수 없다. 미래에셋의 경우 상장시킨 성장성 특례 적용기업 가운데 이른바 썩은 사과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매년 십수 개의 기업을 상장시키는 대형 증권사일수록 성장성 특례를 자주 활용할 수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3년 동안 15개(2023년), 11개(2024년), 16개(2025년) 기업을 상장시켰다. IB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소규모 기업, 특히 바이오 업체는 일시적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아 다수 딜을 주관하는 하우스라면 이런 사례를 겪기 마련"이라며 "미래에셋증권도 준비 과정에서 과거 사례를 점검하다가 해당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스팩(SPAC)을 제외하고는 지난 4년간 주관 이력이 없다. 마지막 딜은 2021년의 에스앤디 이전상장 주관이고, 신규 상장을 대표 주관한 건 2020년의 제이앤티 코스닥 상장이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는 평가다. 그러나 트랙레코드의 공백이 역설적으로 기회가 됐다. 상장 주관 기업이 없어 결격 사유도 없었던 셈이다.
상장 주관 역량보다는 결격 이력의 부재 덕분에 주관사 자리를 꿰찼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발행사는 주관사 교체 의지가 없었고, 교체 후에도 미래에셋증권에 공동 주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비율 역시 51:49로 차이가 크지 않다. IB 관계자는 "본래 인수 비율도 절반씩 가져가기로 합의했으나 유진투자증권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51:49로 결정했다"며 "유진투자증권 입장에서는 흔치 않은 기회라 대표 주관사 지위를 더 명확히 하려 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빅웨이브로보틱스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외형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사업 특성상 원가율이 높고 연구개발(R&D) 투자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큰데도 철저한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사업 모델의 안정성을 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세대 혁신 기술로 불리는 피지컬AI에 대한 관심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빅웨이브로보틱스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빅웨이브로보틱스가 흥행하면 대표 주관사를 맡은 유진투자증권도 수혜를 입는다. 인수수수료 외에도 총 조달금액의 1.0% 범위에서 성과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다. 로봇 섹터 트랙레코드를 쌓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밴드는 2만2000~2만7000원이고, 예상 시가총액은 2300~2900억원 수준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440억~54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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