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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의 '행복한 고민'…삼성화재, 36조 자본 업고 해외로
이솜이 기자
2026-09-10 08:30:00
ROE 높일 새 먹거리 필요…캐노피우스式 특화보험사 M&A에 무게
이 기사는 2026-09-09 07:3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화재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 이솜이.jpg
(그래픽=김수진 기자)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삼성화재가 탄탄한 자본력을 앞세워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지분 가치 상승 등에 힘입어 자기자본이 빠르게 불어난 가운데 국내 손해보험 시장에서는 이미 1위 사업자로 자리 잡은 만큼, 자본 효율성을 높이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투자처로 해외 시장이 부상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삼성화재가 단순히 몸집이 큰 해외 보험사를 인수하기보다 영국 특종보험사 캐노피우스(Canopius)처럼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를 확보하는 전략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 수요와 전문 생태계가 발달한 선진 시장에서 언더라이팅(인수심사) 기술과 데이터, 전문 인력 등을 내재화하는 방식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현재 캐노피우스 지분 추가 인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화재는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현재 40.03%인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사실상 경영권을 가져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거래 규모 역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하면 2조원대 중후반에서 3조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화재가 글로벌 M&A에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급격히 커진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과제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의 연결 자본총계는 36조2113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16조6481억원) 대비 117.5%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 등 보유 금융자산의 가치 상승이 자기자본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보통주 8696만7675주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이 빠르게 늘어날수록 이익이 같은 속도로 증가하지 않으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화재 역시 중장기적으로 두 자릿수 ROE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보험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에서 새로운 이익원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도 성장투자를 감내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말 지급여력(K-ICS·킥스)비율과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각각 282.8%, 220.2%를 기록했다. 통상 보험사들이 킥스비율 방어를 위해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을 확충하는 데 상당한 역량을 투입하는 것과 달리 삼성화재는 자본 확충 자체보다 늘어난 자본을 어떻게 활용해 수익성을 끌어올릴지를 고민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인 것이다.


회계상 자기자본 증가분 전체를 곧바로 M&A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등 금융자산의 평가이익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높은 지급여력과 이익창출력, 보유 금융자산 등을 고려하면 대규모 성장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이 국내 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많지 않다.


캐노피우스는 삼성화재가 이러한 자본을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사례다. 삼성화재는 2019년 전략적 투자를 시작으로 지분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현재 캐노피우스의 지배회사인 포튜나 탑코(Fortuna Topco Limited) 지분 40.03%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센터브리지파트너스가 이끄는 투자자 컨소시엄 등이 보유하고 있다. 큰 틀에서 '센터브리지 파트너스 LP(Centerbridge Partners LP) → 피덴시아 포튜나 홀딩스(Fidentia Fortuna Holdings Ltd) → 포튜나 탑코 → 캐노피우스 그룹'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캐노피우스는 영국 로이즈 시장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특종보험사다. 해상·항공·재산·사이버·테러 등 일반 보험사가 인수하기 까다로운 대형·복합 위험을 포함한 다양한 보험과 재보험을 취급한다. 로이즈 시장의 주요 특종보험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투자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캐노피우스 관련 지분법이익은 삼성화재 이익에 의미 있는 수준으로 기여하고 있다. 올 상반기 지분법이익은 1600억원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한 해외 지분투자를 넘어 특종보험사의 전문성과 수익성을 흡수하는 전략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캐노피우스 지분 추가 인수가 성사될 경우 삼성화재의 향후 글로벌 M&A 방향성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형 확대만을 위해 대형 종합보험사를 인수하기보다는 특정 보험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사업자를 골라 전문 역량과 수익원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국내 보험사 M&A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 영역에서 이미 최상위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동종사를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과 규모의 경제를 확대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새로운 사업 영역이나 차별화된 전문기술을 확보하는 효과는 해외 M&A에 비해 제한적일 수 있다.


국내 보험시장 자체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보험 침투율이 높은 성숙 시장에 속한다. 기존 보험사를 추가로 인수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삼성화재처럼 이미 대규모 사업 기반을 확보한 회사가 장기적인 성장성과 ROE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M&A 가운데서도 선진 시장이 우선적인 후보로 거론된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 보험시장은 보험료 규모와 구매력이 충분한 데다 보험 종목과 위험별 전문 영역이 세분화돼 있다. 국내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언더라이팅 기술과 손해율 관리 노하우, 글로벌 네트워크, 전문 인력을 M&A를 통해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화재의 자본 여력으로도 인수 부담이 큰 현지 초대형 보험사를 무리하게 품기보다는 캐노피우스처럼 일정 수준의 시장 지위와 전문성을 갖춘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대규모 인수 이후 시장점유율 확대와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성패를 평가받는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 수 있다.


신흥시장은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는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보험 침투율이 낮은 만큼 경제 성장과 소득 증가에 따라 보험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이미 진출해 있는 해외법인과 국내 기업 고객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할 여지도 있다.


반면 단기간에 수익성과 자본 회수를 확보해야 하는 M&A 관점에서는 선진 시장보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낮은 소득 수준과 보험 가입률, 현지 규제와 판매채널 구축 부담 등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가격에 시장점유율 상위 사업자를 인수하더라도 충분한 이익을 창출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선 삼성화재의 글로벌 M&A 전략이 단순한 '덩치 키우기'보다 늘어난 자본을 활용해 국내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전문 역량과 새로운 이익원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국내 손보업계 1위 회사로 결국 '글로벌 플레이어로의 도약'을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고, 인수 가격대에 맞춰 M&A 매물 가운데 특화 보험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며 "덩치가 큰 보험사를 인수하고 나면 시장점유율이나 실적을 기준으로 인수 성패를 둘러싼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특정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회사를 품으면 평가 부담이 상쇄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자본이 엄청 늘었다는데, 해외 기업을 인수할 계획도 있어?
삼성화재의 자본력이 커지면서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어요.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의 연결 자본총계는 36조 2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16조 6481억원 대비 117.5% 증가했어요. 삼성전자 보통주 8696만7675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상승하면서 자기자본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에요. 현재 지급여력(K-ICS) 비율은 282.8%,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220.2%를 기록하고 있어 성장 투자를 감당할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는 거야?
영국 특종보험사인 캐노피우스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에요. 삼성화재는 현재 캐노피우스의 지배회사인 포튜나 탑코(Fortuna Topco Limited)의 지분 40.03%를 보유하고 있어요. 시장에서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을 보고 있으며, 거래 규모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조원대 중후반에서 3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어요. 캐노피우스는 해상, 항공, 재산, 사이버, 테러 등 일반 보험사가 인수하기 까다로운 대형·복합 위험을 취급하는 글로벌 특종보험사예요.
왜 국내 시장이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거야?
국내 시장의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이익원을 확보하고 수익성(ROE)을 높이기 위해서예요. 한국은 보험 침투율이 높은 성숙 시장이라 국내 기업을 인수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장기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에요. 반면 미국이나 영국 같은 선진 시장은 전문적인 언더라이팅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기에 유리하고, 신흥 시장은 경제 성장과 소득 증가에 따른 보험 수요 확대 가능성이 있어요.
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이런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어?
단순히 덩치를 키우기보다 전문 역량과 수익원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국내 손보업계 1위 회사로 결국 '글로벌 플레이어로의 도약'을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고, 인수 가격대에 맞춰 M&A 매물 가운데 특화 보험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며 "덩치가 큰 보험사를 인수하고 나면 시장점유율이나 실적을 기준으로 인수 성패를 둘러싼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특정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회사를 품으면 평가 부담이 상쇄되는 측면도 있다"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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