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크게 늘어난 자기자본의 활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자기자본 증가 속도에 맞춰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관리하려면 주주환원과 이익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해서다. 중장기 배당성향 50%를 제시했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추가적인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여력을 제약할 변수로 꼽힌다. 이에 삼성화재는 국내 B2C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이익 기반 자체를 키우는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중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인 11~13%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ROE는 순이익을 평균 자기자본으로 나눈 지표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보유 지분의 평가가치가 높아지면서 삼성화재의 자기자본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순이익이 자기자본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ROE가 하락할 수 있는 구조다.
삼성화재 입장에서는 늘어난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대응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자본을 효율화하거나, 사업에서 창출하는 이익을 늘려 ROE의 분자인 순이익을 키우는 방식이다.
우선 삼성화재는 주주환원을 통한 자본 효율화 방향을 구체화하고 있다. 밸류업 계획에서 중장기 배당성향 50%와 주당배당금(DPS)의 지속적인 우상향을 제시했다. 배당성향 50% 역시 DPS를 지속적으로 높인다는 전제 아래 설정한 목표라는 게 삼성화재의 설명이다.
문제는 주주환원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다. 빠르게 쌓이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배당가능이익을 줄이고 있어서다. 현재로서는 중장기 배당성향 50% 달성을 어렵게 만드는 수준은 아니지만 준비금 적립 규모가 계속 커질 경우 배당 확대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추가적인 자본정책의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IFRS17에 따라 평가한 보험계약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적을 때 그 차액 등을 이익잉여금에서 적립하는 항목이다. 당기순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준비금으로 적립된 금액은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수 없어 배당 가능 이익을 줄인다.
삼성화재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올해 6월 말 5조217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869억원(26.3%) 증가하며 처음 5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 15조769억원의 34.6%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화재는 올해 연간 해약환급금준비금 추가 적립액을 약 2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잔액에 연간 예상 추가 적립액을 단순 합산하면 연말 준비금 규모는 6조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
자본건전성 자체에는 아직 상당한 여유가 있다. 6월 말 킥스(K-ICS)비율은 283%로 삼성화재는 주주배당 등을 반영한 이후에도 연말 27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본비율보다는 배당가능이익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추가 주주환원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주주환원만으로 ROE를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삼성화재는 이익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 국내 B2C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이익 기반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내 장기보험에 집중된 이익구조를 다변화해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 증가에 걸맞은 이익 창출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조권형 삼성화재 상무는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까지 장기보험 중심으로 성장해 온 회사의 이익구조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국내 B2C 사업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 향후 10년간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이익 확대의 핵심 기반으로는 영국 특종보험사 캐노피우스가 꼽힌다. 삼성화재가 이미 지분 투자를 확대했고 실제 지분법이익 증가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수익원으로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새로운 해외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과 비교하면 기존 투자 관계와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0월 캐노피우스 지분을 19%에서 40%로 확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1685억원의 지분법이익을 인식했다. 여기에는 지분 확대 효과 684억원과 캐노피우스의 자회사 매각 효과 389억원 등이 포함됐다. 일회성·지분 확대 효과가 포함돼 있어 상반기 지분법이익 전체를 지속 가능한 이익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지분 확대가 삼성화재의 이익 규모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이미 나타난 셈이다. 글로벌 보험시장의 요율 하락에도 지분 확대 효과가 이어지면서 삼성화재는 올해 연간 지분법이익이 약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화재는 현재 캐노피우스와 사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추가 지분 취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향후 협력 확대 과정에서 추가 지분 확보 가능성도 거론된다. 추가 투자가 현실화할지는 미지수지만 캐노피우스의 이익 기여도를 높이는 전략은 국내 장기보험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사업의 비중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늘어난 자기자본은 삼성화재의 자본 여력을 높이는 동시에 ROE 관리라는 과제도 키웠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로 추가 주주환원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자본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이익의 절대 규모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늘어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주주환원과 함께 이익 기반을 확대할 성장 투자도 필요하다”며 “캐노피우스는 기존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유력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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