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인천 석남동 쿠팡물류센터 화재로 대규모 재산 피해가 예상되면서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에 보험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는 건물과 재고자산 관련 보험에 모두 참여한 데다 각각의 계약에서 가장 높은 인수 비중을 맡고 있어서다. 다만 실제 보험금 부담은 재보험 계약 구조와 손해사정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인천 쿠팡물류센터에는 건물과 화재로 영업이 중단되면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하는 기업휴지(Business Interruption·BI), 재고자산, 내부시설 등을 담보하는 보험이 약 8700억원 규모로 가입돼 있다.
건물보험 가입금액은 약 4400억원이다. 해당 계약은 물류센터 이지스인컨앤그로스 제2의4호 일반사모부동산펀드가 가입한 것으로, 이 가운데 재물보험은 약 3800억원 규모다. DB손보가 40%를 인수했고, 메리츠화재 20%, 하나손해보험 15%, 삼성화재 10%, 한화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이 각각 5%씩 공동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고자산과 내부시설 보험은 물류센터를 임차해 사용하는 쿠팡 측이 가입했다. 가입금액은 약 4300억원으로 메리츠화재가 50~80%, DB손보가 20~40%를 각각 인수했고, 삼성화재 등이 일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보험업계가 DB손보와 메리츠화재를 주목하는 이유는 두 회사 모두 건물보험과 재고·시설보험에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물과 재고 피해가 동시에 커질 경우 두 회사의 보험금 지급 규모도 다른 참여 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번 화재의 피해 규모가 과거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넘어설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점이다. 2021년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 당시 연면적 12만7000㎡ 규모의 시설이 사실상 전소되면서 약 3600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이번 인천 쿠팡물류센터는 연면적이 약 29만9000㎡로 덕평의 두 배를 웃도는 데다 전자제품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재고도 다수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건물과 내부시설, 재고자산 등을 합친 전체 피해가 최대 1조원에 이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DB손보로서는 대형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DB손보는 지난해 5월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당시에도 건물보험 참여 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인수 비중을 맡았다. 해당 사고 영향으로 지난해 2분기 일반보험 부문에서 21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추산은 재보험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계산이다. 전체 피해가 시장 예상대로 1조원에 이르고 각 보험 담보의 가입 한도가 모두 소진된다고 가정하면, 공개된 인수 비율만 적용했을 때 메리츠화재는 약 3000억~4300억원, DB손보는 약 2600억~3500억원의 보험금을 부담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실제 부담은 손해사정 결과와 자기보유 비율, 재보험 계약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종 보험금은 손해사정을 거쳐야 확정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 규모를 고려하면 상당한 보험금 지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수보험사들은 통상 재보험을 통해 대형 손실 위험을 분산하는 만큼 실제 부담은 손해사정과 재보험 정산이 끝난 이후에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 화재보험은 원수보험사가 인수한 위험을 국내외 재보험사에 분산하고, 재보험사가 이를 다시 재재보험사에 넘기는 구조다. 이에 따라 최종 부담액은 각 회사의 자기보유 비율과 재보험 계약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보험업계에선 인수 비중이 높은 DB손보와 메리츠화재에 상대적으로 큰 부담이 집중돼 올해 하반기 실적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재보험을 통해 최종 손실이 줄어들 수 있어 현재 단계에서 실적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당시처럼 대형 사고가 일반보험 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사고 역시 D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하반기 일반보험 손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천 석남동 쿠팡물류센터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는 현장 조사와 손해사정이 이뤄져야 보험금 규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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